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가 1년 반 앞으로 다가오면서 스크러버(황산화물저감장치) 설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설치를 마치거나 설치를 결정한 선박이 800척을 넘어섰다. 규제 대응에 대한 경제성을 평가하고, 채용을 시작한 용선자 및 선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독일선급(DNV GL)에 따르면 5월까지 SOx 스크러버의 탑재를 결정한 선박은 817척에 달했다. 최근 2~3개월 만에 약 300척 증가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반년 사이 2배로 늘어났다. 국제벙커산업 협회(IBIA)가 지난해 4분기 초 집계한 스크러버 설치를 결정한 선박은 약 400척이었다.
DNV GL은 스크러버 설치는 환경 대책에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크루즈선에서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에서 설치가 늘고 있다.
스크러버의 발주가 급증하는 건 SOx 규제 시행이 앞으로 다가온 게 큰 원인이다. 선사들이 규제 대응 과정에서 스크러버 설치가 경제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스크러버는 기기 구입과 설치에 초기비용이 들지만 현재 쓰고 있는 고유황 C중유(벙커C유)를 규제가 시작되는 2020년 1월 이후에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SOx 규제가 시작되면 벙커C유의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벙커 C유와 저유황유 간 가격 차가 벌어지면 커질수록 스크러버의 비용 회수 기간은 짧아진다는 게 스크러버 설치 기업들의 판단이다.
스크러버 설치도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찌꺼기(슬러지)를 배 밖으로 배출하는 오픈 루프식의 장기적인 활용 여부다. 해양오염 문제로 설치 후 쓰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슬러지가 부식성이 강한 강산성이어서 선박 관리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승무원 부담이 커진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벙커C유의 안정적인 확보 여부도 스크러버 이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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