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03 10:29

해운업계, "우리도 세금 좀 냅시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고도 환차손 때문에 `장부
상' 적자를 낸 외항선사들이 세금을 내겠다며 팔걷고 나섰다.
2일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6개 국내 외항선사는 해운시황 호조로 1조1
천46억원의 영업이익, 4천48억원의 영업외수익을 냈다.
이들 외항선사는 선박구입비, 연료비 등 비용 1조3천752억원을 빼더라도 1천342
억원의 경상이익을 내야하지만 실제로는 7천459억원이나 적자를 냈다.
이유는 77억달러의 외화 순부채(외화부채-외화자산)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작년
말 원달러 환율이 1천259.70원으로 1년전에 비해 114.30원이나 올라 8천801억원의
막대한 환차손을 입었기 때문이다.
반면 99년의 경우 영업이익이 8천265억원으로 98년(1조1천378억원) 보다 27% 줄
었지만 비슷한 이유로 법인세는 98년(298억원)의 10배 가까운 2천729억원이나 물어
야 했다.
결국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던 99년도에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했고 영업실적이
좋았던 2000년도의 세금은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해괴한' 결과가 초래된 셈이다.
지난해 실적 호조로 상당한 현금을 확보한데다 세금도 낼 필요가 없어 `일석이
조' 효과를 누릴 것 같은 해운업계는 그러나 최근 세금을 내겠다며 회계방식 개선을
정부 당국에 요구했다.
그 이유는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외화환산손실이 반영되지 않으면 평균
부채비율은 402%이지만 환산손이 그대로 반영됨으로써 482%로 급증, 해외차입시 제
한을 받거나 금융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주가하락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선박확보용 외화부채가 많은 해운업계의 재무제표는 실질적
영업실적이 아닌 회계기준상 외화환산손익 처리방법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라 심각한
왜곡현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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