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7 16:05

더 세월(51)

저자 성용경 / 그림 하현
45. 선체 인양업체 선정

 
2015년 8월, 선체 인양업체로 상하이샐비지가 선정됐다. 세월호 크기의 선박을 통째로 들어올리는 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다. 그만큼 예측이 힘든 변수도 많아 최종 인양까지는 숱한 난관이 예상된다.

뜨거운 여름밤을 피해 서정민과 이순정은 여의도 윤중거리의 밤공기를 즐기고 있다. 두 사람이 대화할 땐 무의식중으로 세월호 이야기가 끼어든다.

“배를 끌어 올리는 데 절차가 왜 그리 복잡해요?”

이순정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배를 들어올리는 건 하루지만, 그걸 준비하는 데는 일 년 이상 걸리지.”

서정민이 대답을 하면서도, 여자가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인양 설계에 3개월, 실제 인양작업에 9개월 이상 소요되니 순조롭게 진행돼도 2016년 여름에나 배가 물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인양 작업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인양기간이 6개월 늘어날 때마다 비용은 약 500억 원씩 늘어난다. 920억원 정도로 예상됐던 비용이 2,000억 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가족들이 상하이샐비지 작업을 감시한다던데?”

이순정은 신문에 나온 기사가 갑자기 생각났다.

“작업을 위장한다든지 유체 유실을 할까 감시하는 거지.”

“숨긴다면 고약한 사람들이지요.”

그녀의 반응에 서정민은 별다른 응수를 보이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동거차도라는 섬 산마루에 돔 텐트를 쳐놓고 세월호 인양작업을 망원경으로 감시했다. 작업현장 접근을 상하이샐비지가 막자 보트를 타고 인근을 돌면서 국화꽃을 바다에 헌화했다. 꽃을 던지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기사 내용을 떠올리며 이순정은 궁금증이 커졌다.

“산에서 살다시피 하는 그들은 누구예요?”

“미수습자 가족이지. 아직 아홉 명이 돌아오지 않았으니까.”

텐트 안에 과일 즉석밥 과자 콜라를 차려놓고 애들 사진을 세우고는 거기다 아버지가 절을 한다. 슬픔에 잠겨 있는 부모들에게 진통제는 아니더라도 박카스 정도는 있어야 한다.

섬에서 인양 현장까지 1.5킬로미터. 수영에 능한 이라면 헤엄쳐 닿을 거리이다. 부모들은 그 바다를 바라보며 애들이 헤엄쳐 오길 기다린다.

2015년 9월, 상하이샐비지가 침몰해역에서 잠수를 시도했지만 처음에는 세월호의 선체를 확인하지 못했다. 경력 20여 년의 중국 잠수사 32명이 머구리 같은 잠수장비를 활용해 바닷속을 뒤졌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겨울이 다가오고 수온이 떨어지면서 인양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기울어진 현재 상태 그대로, 절단 없이 통째로 들어올리는 건 실종자 유실ㆍ훼손 방지를 위한 최우선 방책이다. 그래서 배를 절단하거나 바로 세우는 방법은 아예 배제됐다. 다만 정부가 제안한 안전지역(동거차도)으로 옮기는 방안은 업체에서 최종 판단해 결정하기로 했다.

“조건이 까다로워 인양업체도 힘들겠어요.”

“그런 게 계약이지.”

“침몰 위치인 맹골수도에서 계속 작업하면 시간이 절약될 텐데요.”

“대형 태풍이나 조류 변화 때문에 해상 작업기지를 동거차도 같은 안전지역으로 대피하는 게 좋지.”

“배를 옮기는 게 말처럼 쉽지 않잖아요.”

“맹골수도처럼 빠른 유속과 짧은 가시거리에서 세월호 무게의 배를 통째 들어올린 전례가 없긴 해. 해외 전문가조차 성공 가능성이 50퍼센트 정도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세월호가 건조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선박이란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수십 개의 구멍에 와이어를 연결한다지만 인양하다 낡은 선체 측면이 통째로 뜯겨 나가거나, 작업 과정에서 구멍마다 부식이 심해질 수 있다. 물 속에선 부식의 진행속도가 상당히 느려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세월호 같은 낡은 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순정의 궁금증은 인양업체 선정으로 돌아왔다.

“조선 세계 1위인 우리나라가1천억 원을 들여서 왜 중국업체에 인양을 맡긴 건가요?”

서정민도 처음엔 중국업체 선정에 의구심이 들었으나 입찰 결과를 보고 납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양 입찰에서 상하이샐비지는 네덜란드 업체보다 기술력은 뒤졌지만, 액수를 600억 원 이상 낮게 써냈어. 가격이 좌우한 셈이지.”

“그럼 한국 업체는요?”

“국내 조선3사도 대형 해상크레인이 있지만, 용량이 1만 톤에 불과해 세월호 인양엔 부족하고 인양전문업체가 아니라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


<이 작품은 세월호 사고의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을 가미한 창작물이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기업 지명 등은 실제와 관련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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