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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8 09:05

논단/ 국제해사소송의 관할과 준거법의 결정

정해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법학박사)
일본 미쓰비시 강제징용사건에 대한 2012년 대법원 판결을 중심으로
<1.4자에 이어>

나. 실질적 관련의 원칙과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 고려(국제사법 제2조)

(1) 실질적 관련
국제사법 제2조 제1항은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 이 경우 법원은 실질적 관련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해 국제재판관할의 판단에 있어 ‘실질적 관련의 원칙’을 도입했다. 

여기서 실질적 관련이란 법정지국인 대한민국이 국제재판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 또는 분쟁대상이 우리나라와 관련성을 갖는 것을 의미하며, 그 인정여부는 사안별로 제반 사정을 고려해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질적 관련의 의미는 그 문언상 헤이그신협약 예비초안의 Substantial Connection과 동일한 개념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미연방법원의 관할기준인 Minimum Contact(최소한의 접촉) 요건과는 다른 것으로 생각되고, 그 기준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판례와 학설에 나타나는 Genuine Link, Reasonable Link, Proximity, Significant Connection 등의 개념에 관한 국제적인 논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 고려
국제사법 제2조 제2항은 “법원은 국내법의 관할규정을 참작해 국제재판관할권의 유무를 판단하되, 제1항의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해 국내법에 토지관할규정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하던 종래의 입장과는 달리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참작하는 단계에서 곧바로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도 함께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조약이나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상의 원칙이 아직 확립돼 있지 않고 우리나라 민사소송법의 토지관할에 관한 규정도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 및 경제를 기한다는 기본 이념에 따라 제정된 것이 분명하므로 민사소송법 규정에 의한 재판적이 국내에 있을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제소송에 관해도 우리나라에 재판관할권이 인정돼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년 7월28일 선고 91다41897 판결등 참조). 

(3) 민사소송법 관할규정의 유추적용
위 국제사법규정의 해석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제소송에서도 민사소송법의 관할 규정이 유추적용될 것이며, 따라서 민사소송법의 합의 관할 및 응소 관할이 인정됨은 물론 국제재판관할의 법리에 따라 민사소송법상의 피고주소지 관할 원칙은 물론 의무이행지, 재산소재지, 불법행위지 관할 등도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4) 일본 미쓰비시 강제징용 판결의 판시내용 검토
우리나라 대법원은 2012년 선고된 소위 일본 미쓰비시 강제징용 판결(대법원 2012년 5월24일 2009다22549 판결)에서 “국제재판관할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 및 경제를 기한다는 기본이념에 따라야 할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소송당사자들의 공평, 편의 그리고 예측 가능성과 같은 개인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재판의 적정, 신속, 효율 및 판결의 실효성 등과 같은 법원 내지 국가의 이익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다양한 이익 중 어떠한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지 여부는 개별 사건에서 법정지와 당사자와의 실질적 관련성 및 법정지와 분쟁이 된 사안과의 실질적 관련성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삼아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판시해 이러한 원칙을 재확인했다.

한편, 위 미쓰비시 강제징용사건 대법원판결의 파기환송심인 2013년 부산고등법원판결은 “구 민사소송법(2002년 1월26일 법률 제66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은 법인 등의 보통재판적은 그 주된 사무소 또는 영업소에 의하고 사무소와 영업소가 없는 때에는 그 주된 업무담당자의 주소에 적용됨을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이 외국법인 등의 보통재판적에 관해 대한민국에 있는 사무소, 영업소 또는 업무담당자의 주소에 적용됨을 정하고 있으므로, 증거수집의 용이성이나 소송수행의 부담 정도 등 구체적인 여러 사정을 고려해 그 응소를 강제하는 것이 민사소송의 이념에 비추어 보아 심히 부당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분쟁이 외국법인의 대한민국 내 사무소 등의 영업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 법원의 관할권을 인정하는 것이 조리에 맞는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0년 6월9일 선고 98다35037 판결등 참조).”라고 판시했다.

위 부산고등법원판결은 증거 수집의 용이성이나 소송 수행의 부담 정도 등 구체적인 여러 사정을 고려해 관할권을 인정하는 것이 조리에 맞는다는 것이므로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고려해 조리에 따라 민사소송법의 관할을 인정함으로서 종래의 조리설(관할배분설)에 따라 조리를 기준으로 관할을 판단해 민사소송법의 관할 규정을 유추적용한 것으로 보이나, 국제사법 제2조의 명문규정이 있으므로 굳이 조리를 판단 기준으로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4. 국제소송의 준거법
준거법은 관할 법원이 적용할 법을 결정하는 것이므로 우리나라에서의 국제소송의 준거법은 우리나라 국제사법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국제사법은 국제계약은 물론 불법행위, 법률행위 등에 대한 준거법에 관해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Ⅲ. 국제계약의 관할과 준거법

1. 국제계약의 재판관할

가. 국제계약의 재판관할원칙과 의무이행지 관할 문제
국제계약에도 위에서 살펴본 실질적 관련 및 국재재판관할의 특수성 고려의 원칙이 적용됨은 물론이다. 이와 관련해, 국제계약에도 민사소송법 제6조의 의무이행지 특별재판적이 인정될 것인지가 문제된다. 우리나라는 민법 해석상 금전채권을 원칙적으로 지참채무로 보고 있고, 대법원도 지참채무의 이행지인 대한민국이 채권자 주소지라는 것을 근거로 대한민국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한 바 있으나, 이것이 과연 국제재판관할원칙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논란이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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