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30 20:12

“KP&I, 상호보험료 도입으로 성장모멘텀 찾아야”

보험료 2014년 정점 찍고 하락곡선…IG클럽 10분의1 수준


최근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이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려면 선급 보험료를 받은 뒤 사고가 났을 때 추가보험료를 징수하는 이른바 상호보험료(Mutual Call)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열린 한국해사포럼 제9차 월례포럼에서 성재모 KP&I 전무는 “KP&I는 가입톤수는 상향곡선을 그리면서 커지고 있지만 보험료는 2014년을 최고점으로 정체 혹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KP&I는 선주상호보험조합이란 이름을 쓰고 있지만 요율체계는 상호보험료가 아닌 고정보험료(Fixed Call)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상호보험은 보험사가 선주에게 선급보험료를 우선 받은 뒤 사고가 많이 나서 손해율이 높아지면 추가보험료를 걷어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다. 하지만 고정보험료는 추가보험료를 걷을 수 없어 적자를 보험사가 감내해야 한다. 

토종P&I보험사 국내점유율 20%에도 못미쳐

KP&I는 지난 2월20일 갱신에서 가입톤수 2300만t(총톤) 가입척수 950척, 연간보험료 3084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가입톤수는 한진해운 파산 후유증으로 2018년 2035만t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추세지만 보험료는 2014년 3181만달러, 척수는 2017년 1089척을 정점으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성 전무는 이를 두고 “가입하는 선박의 크기는 커지고 있지만 보험료는 성장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t당 보험료가 내려가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해외 P&I보험 카르텔인 IG클럽과 비교하며 KP&I의 현재 위치를 진단했다. 13개 P&I보험사가 가입해 있는 IG클럽은 전 세계 선단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가입톤수는 18억t, 연간 보험료는 37억달러에 이른다. 한 보험사(클럽)당 보험료는 2억8000만달러로, KP&I의 10배 수준이다.
 
토종 P&I 보험사는 국내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억6100만달러에 이르는 우리나라 P&I 보험시장에서 국내 보험사인 KP&I와 한국해운조합의 점유율은 각각 18~19%에 불과하다.

성 전무는 “해외 주요화주들이 운송 또는 용선계약에 IG클럽 독점조항을 넣어 KP&I를 배제하는 등 여러 제한을 두고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최근 몇 년간의 노력으로 IG클럽 독점조항을 폐지했지만 해외시장에선 여전히 유효한 실정이다.

탈퇴보험료(Release Call)가 없다는 점도 KP&I의 제약 요건으로 지목됐다. 손해를 많이 낸 조합원들이 보험료 상승을 우려해 경쟁 P&I로 옮겨 가는 게 비일비재하다보니 KP&I가 항상 회원들에게 끌려가는 상황이 연출된다고 성 전무는 토로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고정보험료 방식의 요율 체계를 상호보험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성 전무의 생각이다. 현재 브리태니어나 스탠더드 제휴프로그램으로 유치한 선박엔 뮤추얼 방식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는 “손해를 보면 보험료를 더 걷고 이익을 내면 돌려주는 방식으로 조합원과 함께 조합을 만들어야 현재의 정체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어선이나 관공선은 전환이 어렵겠지만 상선대는 뮤추얼(상호보험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상품 다양화도 한 해법으로 제시됐다. 영국계 P&I보험사가 득세를 하는 가운데 최근 노르웨이 보험사인 가르(Gard)나 스컬드가 선체보험이나 전쟁보험 같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가르는 IG클럽 중 보험료 규모 1위에 올랐다.
 
“고객 요구에 부응 못한 게 부진 원인”

이어진 토론에서 성용경 전 신성해운 부사장은 상호보험료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업무능력에서 IG클럽에 뒤처지는 게 국내 선사들이 KP&I를 외면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로 한국에 오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IG클럽은 수시로 메일을 보내거나 연락해 현재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인간적으로 신뢰를 높이려고 노력한다”며 “반면 KP&I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경직돼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원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일괄인상(GI) 제도를 폐지하고 개별 실적에 따라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갱신제도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원담보(Crew Only) 선대를 전위험담보(Full risks)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원담보 선박을 가입실적에 반영하다보니 톤수는 늘어도 보험료는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김춘선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IG클럽에 비해 KP&I가 유리한 점이 있어야 성장이 가능해진다”며 “국내 선주들이 왜 우리 보험사를 가져야 하는지 왜 우리 클럽을 키워야 하는지 등 상업적 목적과 국가 전략적 목적 등 설립 당시의 목적을 재조명해서 향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환구 흥아해운 사장은 “KP&I를 왜 가입하지 않는지 선사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실질적 설문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P&I는 유대가 매우 끈끈하고 중국P&I는 개인적인 리베이트가 일상화돼 있다”며 “경쟁상대에 따라 마케팅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KP&I와 일하는 것이 즐겁게 느껴지도록 하고 KP&I와의 관계에 소속되지 않으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인 고려종합국제운송 사장은 “존재의 정당성, 존재의 가치에 대한 컨센서스가 불확실하면 성장도 담보되지 않는다”며 KP&I가 성장할 거란 시장의 컨센서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병석 김앤장 변호사는 “중소선박만을 대상으로 할 거냐 IG에 가입해 대형선박도 유치할 거냐에 따라 사업방식도 달라질 거”라며 “클럽의 지향점을 설정하고 내수 기반 없이는 국제적인 도약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KP&I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승현 장금상선 부장은 “KP&I와 일하면 동시간대에 한국말로 일해서 매우 편리하고 한국선사의 입장과 마음을 잘 헤아려줘 일하기 좋다”며 KP&I의 클레임처리방식이나 실력 등의 비판은 편견이거나 선입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상 가입할만한 선대는 다 가입했기 때문에 특별한 전략 없이는 성장 정체가 계속될 거”라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을 당부했다.
 
최용석 한중카페리협회 사무국장은 “KP&I가 한국해운 특히 중소선사 보험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성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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