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 운임이 계절적 성수기에도 5주 연속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해운 시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운임은 7월 첫째주(1일)와 둘째주(8일) 3300달러선을 유지하다가 셋째주(15일)부터 3200달러선까지 무너졌다. 이달 셋째주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186달러로 전주 대비 123달러 떨어졌다. 7월 평균 운임도 전달보다 117달러 하락한 3272달러로 집계됐다.
한국발 운임은 약세를 띠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주요 선사의 한국발 호주 멜버른행 공표 운임(수출)은 3200~3800달러대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PIL은 2790달러를 공표하며, 호주항로 기항 선사들의 공표된 운임 가운데 가장 저렴했다. 스위스 MSC는 3200달러, 우리나라 HMM과 홍콩 골드스타라인은 각각 3400달러씩 신고했다. 대만 에버그린은 3800달러를 기록했다. 호주 시드니와 브리즈번은 멜버른과 운임 수준이 비슷했다.
지난달 물동량은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6월 오세아니아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3만1740TEU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과 비교해봐도 5.1% 올랐다. 이 중 수입은 2만2655TEU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1.2% 성장한 반면 수출은 9085TEU로 14.0% 후퇴했다.
오세아니아를 대표하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물동량도 희비가 교차했다. 우리나라와 호주를 오간 물량은 12.0% 오른 2만5004TEU로 집계됐다. 뉴질랜드는 12.7% 떨어진 3941TEU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과 비교해보면 호주는 26.3% 더 증가한 반면 뉴질랜드는 47.5% 더 하락했다.
선사들의 이달 소석률(화물 적재율)은 80~90%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달 물량 성장에도 이달 들어 다시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선사 대부분은 호주항로 물동량 증가세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물량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며 “중국 도시 봉쇄 조치 해제 등 여러 이유로 물량이 풀린 것으로 짐작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가속화에 따라 중남미 지역을 제외한 해운 시황은 당분간 어두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호주 시드니 지역에 또 다시 대규모 폭우와 홍수가 발생해 물류 차질을 빚었다. 시드니 서부 뉴사우스웨일스 지역의 주민 8만5000명 이상이 피해를 겪었고, 시드니항 뉴캐슬항 등 몇몇 항만에 선박 입항과 화물 처리가 일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 최대 석탄 수출항인 뉴캐슬항은 석탄 선적과 하역 작업에 차질을 빚어 선적량이 평소보다 230만t 가량 급격히 감소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7월 둘째주 기준 뉴캐슬항엔 총 330만t의 건화물선 31척이 하역을 위해 대기 중이었다.
시드니 멜버른 등 컨테이너 항만은 컨테이너 처리 과정에서 일부 지연된 것 외엔 피해 규모가 아직까진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에만 호주에서 벌써 2~3차례나 대규모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월엔 서호주와 동부를 잇는 철도노선이 침수 피해를 입어 약 4주간 서호주 물류 공급이 차질을 빚은 바 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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