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 1세대이자 황무지였던 해운산업의 발전 토대를 닦은 박현규 한국해사문제연구소 명예이사장 겸 고려해운 명예회장이 23일 저녁 별세했다. 향년 97세.
지난 1927년 7월 경남 울산(현 울산광역시)에서 태어난 박현규 이사장은 1948년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1기로 졸업하면서 한국 해운계에 몸을 담았다.
졸업 후 대한해운공사에서 승선 근무를 포함해 16년간 일한 그는 37세이던 1964년 계획조선에 힘을 보태기 위해 풍국해운을 설립하고 해운 경영자로 변신했다. 이때 지은 선박이 2597t(총톤)급 화물선 <보리수>호다.
박 이사장은 1966년 8월 신조선을 인도받은 뒤 계획조선에 함께 참여한 이학철 고려해운 창업자, 신태범 고려해운 상무(현 KCTC 회장)와 의기투합해 회사를 합병하면서 현재의 고려해운을 탄생시켰다. 그는 1980년대 초 대표이사를 맡아 고려해운을 직접 이끌기도 했다.
또 신태범 회장과 함께 1973년 7월 해운업계의 컨테이너화에 대응해 종합물류기업인 고려콘테이너터미날(현 KCTC)을 창업해 초대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고려해운과 KCTC는 해운과 항만물류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고려해운은 코로나사태발 해운 초호황기를 거치면서 매출액 4조원을 돌파하는 등 비약적인 성장을 일궜다.
선사 측은 오는 4월 말 한국과 중국에서 출발해 멕시코 만사니요를 연결하는 컨테이너선 항로를 개설함으로써 지난 1985년 미국 서안 항로 면허를 현대상선(현 HMM)에 매각한 뒤 40년 만에 원양항로에 재진출할 예정이다.
고인은 아울러 1960년 한국선급(KR) 설립을 주도하고 1978년 한국해법학회, 1980년 한국해양소년단연맹, 1982년 한국해운학회 창립에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등 한국 해양산업의 초석을 다졌다.
1985년 월간 <해양한국>을 발행하는 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에 취임한 뒤 해운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해운해사산업 연구와 언론 활동에 매진해 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7월 바다의 날 행사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부인 이화정 여사와의 사이에 박정석(
아래사진 오른쪽) 고려해운 회장 겸 한국해운협회 회장과 박주석 경희대 교수, 박선아 감정평가사 등 2남 1녀를 뒀다.
▲빈소: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3길 88)
▲영결식 : 3월26일 오전 7시20분
▲장지: 광릉 추모공원
▲연락처: 고려해운(☎ 02-311-6026), 빈소(☎ 02-3010-2000)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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