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시행한 기본운임 인상(GRI)이 효과를 보면서 중동항로에선 해상운임이 보합세를 띠었다. 선사들은 예년 수준으로 수출 실적을 유지하며 시황을 관망했다.
4월18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266달러로 나타났다. 주간 운임은 지난달 단기 최저점(975달러)을 찍은 뒤 이달 둘째 주까지 5주 연속 상승했다.
이달 3주 평균 운임은 1288달러를 기록, 지난달 평균인 1050달러보다 23% 올랐다. 이는 홍해 사태로 운임이 급등하기 전인 2023년과 비슷한 운임 수준으로, 그해 4월 평균 운임은 1231달러였다.
한국발 중동항로 해상운임(KCCI)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부산발 중동행 운임은 4월21일 기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222달러로 집계됐다. 4월 한 달 평균 운임도 2222달러를 기록, 지난달 평균 2265달러보다 약 2% 떨어졌다. 20피트 컨테이너(TEU)로 환산하면 중국 상하이발 운임에 살짝 못 미치는 1111달러 수준이다.
4월 한 달 동안 전 세계 해상운임이 하락한 가운데 중동을 기항하는 선사들은 GRI로 운임 방어에 성공했다. 수요 또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이어지면서 소석률(화물 적재율)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선사들은 앞으로 미국의 관세와 중국 선박 입항세 정책으로 전 지역에서 캐스케이딩(선박 전환 배치)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동항로를 직기항하는 HMM은 4월까지 월에 2항차 서비스를 제공해오다 5월엔 선박 1척을 추가해 임시로 3항차 운항한다. 이 선사는 항로 개편 과정에서 미주 노선에 들어가던 선박을 중동항로에 투입한다.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에이치엠엠사파이어>호는 22주차(5월15일)에 부산항을 출발할 예정이다.
한편, 중동 지역에선 미국이 홍해 사태를 빚은 예멘의 후티 반군을 표적으로 삼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군은 후티 반군이 액화석유가스와 석유제품 수입의 핵심 허브로 사용하는 예멘 라스이사항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미 정부는 후티 반군과의 거래를 제재하고 이들이 통제하는 항구에서 하역과 급유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 3월12일 이스라엘 선박의 봉쇄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미군이 주도하는 합동해양정보센터(Joint Maritime Information Center)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이들의 상선 공격 시도는 없었다. 그러나 글로벌 선사들은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정기노선을 당분간 재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 글로벌 선사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는 수에즈 항로에 복귀할 예정이 없다”며, 위협이 종식되지 않으면 올해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내다봤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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