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 인근 해역에서 자동차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다시금 전기차를 운송하는 선박의 화재 위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해안 경비대(USCG)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미국 알래스카 인근 해상에서 영국 조디악마리타임의 자동차 운반선 <모닝마이더스>(MORNING MIDAS)호가 침몰했다.
같은 달 3일 선미 상부 갑판에서 화재가 났다고 보고한 사고 선박은 그로부터 20일이 지난 이날 오후 5시35분께 알래스카주 최남단 에이댁(Adak) 섬에서 남서쪽으로 724km(450마일) 떨어진 해역에서 수심 5000m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이 선박은 사고 당시 전기차 70대, 하이브리드차 681대를 포함해 총 3048대의 자동차를 중국 항만에서 선적해 멕시코로 항해하는 중이었다. 사고 선박엔 저유황 벙커C유 1530t과 선박용 경유(MGO) 350t이 실려 있었지만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 22명은 화재가 나자 모두 구명보트를 타고 탈출해 인근 해상을 지나가던 중국 코스코의 9000TEU급 컨테이너선 <코스코헬라스>(Cosco Hellas)에 구조됐다.
<모닝마이더스>호는 조디악마리타임이 소유하고 중국 상하이자동차 자회사인 안지(安吉)물류가 운항해 온 5000대(CEU) 수송능력의 자동차선이다. 지난 2006년 중국 샤먼조선소에서 건조됐다.
화재사고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기차를 싣고 있었다는 점에서 3년 전 침몰한 일본 MOL의 자동차선 <펠리시티에이스>(Felicity Ace)호 사고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펠리시티에이스>는 2022년 2월16일 대서양에 위치한 포르투갈령 아소르스 제도에서 400km 떨어진 해상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신고하고 2주 후 침몰했다. 6400CEU급 선박엔 전기차 ID.4를 비롯해 독일 폭스바겐·아우디의 완성차 3965대가 실려 있었다.
이번 사고로 2015년 이후 화재로 전손 처리된 자동차선은 노르웨이 스웨덴 선사 왈레니우스윌헬름센의 <커리지>(Courage)호를 비롯해 총 9척으로 늘어났다. 이 중 침몰에 이른 사고는 <펠리시티에이스> <모닝마이더스>호를 비롯해 3건이었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 이탈리아 그리말디그룹 소유의 5만6000t(총톤)급 로로(RORO) 화물선 <그란데아메리카>호가 프랑스 서안을 항해하다 상갑판 컨테이너에서 발생한 화재로 침몰했다.(
해사물류통계 '2015년 이후 자동차선 화재 전손 사고 현황' 참고)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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