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메탄올 연료를 사용하는 컨테이너선이 220척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를 운항하는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225척 280만TEU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까지 15척 12만6000TEU의 메탄올 선박이 신조된 데 이어 올해부터 2030년까지 210척 266만TEU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 36척 42만2000TEU, 내년 54척 57만7000TEU, 2027년 48척 67만6000TEU, 2028년 46척 64만8000TEU, 2029년 21척 30만2000TEU, 2030년 5척 4만TEU가량 인도된다는 예상이다. (
해사물류통계 '메탄올 연료 추진 신조 컨테이너선 인도 시기' 참조)
현재 운항 중인 메탄올 컨테이너선은 31척 32만TEU 정도다. 2023년 하반기 세계 최초의 메탄올 컨테이너선이 운항을 시작한 뒤 올해 상반기까지 30척의 신조 메탄올 컨테이너선이 뱃고동을 울렸다. 이와 별도로 일반 연료를 쓰던 컨테이너선 1척이 메탄올 추진 방식으로 개조됐다.
10대 해운사 중 4곳만 메탄올 선박 운항
지금까지 세계 10대 컨테이너선사 중 메탄올 추진 선박을 도입한 기업은 우리나라 HMM을 비롯해 덴마크 머스크,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등 4곳에 불과하다. 피더 컨테이너선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6곳이 메탄올 선박을 운항 중이다.
메탄올 선박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선사는 머스크다. 지금까지 14척 21만8000TEU의 메탄올 신조선을 인도받는 한편 1만5000TEU급 1척을 메탄올로 개조했다. 2023년 9월 HD현대미포에서 세계 최초의 메탄올 컨테이너선인 2100TEU급 <로라머스크>(LAURA MAERSK,
사진)호를 인도받은 데 이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HD현대중공업에서 1만6000TEU급 12척과 1만7000TEU급 1척을 지었다.
연말까지 1만7000TEU급 신조선 5척을 추가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2028년까지 인도받는 조건으로 9000TEU급 메탄올 신조선 10척을 중국 양쯔강조선에 발주한 상태다.
싱가포르 선사 익스프레스피더는 지난해와 올해 메탄올 연료를 쓰는 11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 7척을 중국 조선소에서 도입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하반기 사이에 인도받는 1200TEU급 선박 6척도 메탄올 추진 방식으로 건조될 예정이다.
올해 들어선 우리나라 HMM을 비롯해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가 메탄올 시대를 열었다. HMM은 지난 4월과 5월 8500TEU급 메탄올 컨테이너선 < HMM그린 > < HMM포레스트 >호를 인도받았고 앞서 CMA CGM은 2~5월 사이 1만3000TEU급 선박 3척을 잇달아 완공했다. 올해 6월엔 중국 코스코가 첫 메탄올 선박인 1만6000TEU급 <양푸>(YANGPU)호를 선단에 편입했다.
그런가 하면 노르웨이 노스시컨테이너라인(NCL)은 올해 상반기에 1200TEU급 메탄올 선박 2척을 인수했다. (
해사물류통계 '현재 운항 중인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현황' 참조)
연료공급 여전한 숙제
해운시장에서 메탄올이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지만 대체 연료로 선택받기 위해선 공급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산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그레이 메탄올(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생산한 메탄올)은 무탄소 연료가 아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유기물(바이오매스)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바이오 메탄올 ▲재생 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 그린수소와 포집한 이산화탄소(CO₂)를 합성해 만든 e메탄올 등의 그린메탄올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청정 메탄올은 가격이 매우 높은 데다 공급도 부족한 편이다. 한국해사협력센터에 따르면 현재 e메탄올의 가격은 2000달러를 호가한다. 기존 저유황유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지난해 2월 머스크의 1만6000TEU급 <아네머스크>호는 울산항에서 일반 벙커C유보다 10배가량 높은 가격으로 그린메탄올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 공급 문제로 일부 메탄올 컨테이너선엔 탈황장치(스크러버)가 장착됐다. 그린메탄올을 원활히 공급받지 못하고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경우 재래 연료를 계속 사용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가장 많은 메탄올 선대를 확보한 머스크는 청정 연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대부분의 친환경 선단에 재래 연료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5년 후 200척을 웃도는 메탄올 컨테이너선이 운항할 예정인 가운데 청정 연료 공급 문제가 해운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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