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는 성수기에 진입했음에도 트럼프발 관세 부담이 지속되면서 물동량과 운임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 대상국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의 발효 시점을 8월1일로 연기하면서 북미항로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화주들이 관세 부담과 8월 발효될 상호관세에 따른 파장을 우려해 선적을 보류하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는 “북미항로는 7월 통상적으로 성수기에 접어들어야 할 시기이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은 기업들의 계획 수립을 어렵게 만들고 있고 공급망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은 북미 서안과 동안 모두 6주 연속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7월18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미 서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142달러를 기록, 전주 2194달러 대비 2.4% 하락하며 6주 연속 떨어졌다. 한 달 전 4120달러와 비교하면 반 토막 가까이 떨어졌다. 올해 최고치였던 6월 첫째 주 5606달러에서 61.8% 급락한 수치다. 7월 평균 운임은 2142달러를 기록, 지난 6월 3769달러와 비교해 43.2% 떨어졌다.
7월 셋째 주 동안행 운임은 FEU당 3612달러를 기록, 전주 4172달러 대비 13.4% 내리며 서안과 마찬가지로 6주 연속 떨어졌다. 7월 3주 평균 운임은 3969달러로, 전월 평균인 5938달러에 견줘 33.2% 하락했다.
한국발 북미항로 해상운임(KCCI)도 전달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7월21일 기준 부산발 북미 서안행 운임은 FEU당 2296달러를 기록, 전주 2500달러 대비 8.2% 떨어지며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7월 3주 평균 운임은 2501달러로, 지난달 평균 4292달러보다 41.7% 내렸다. 같은 기간 동안행 운임은 FEU당 3973달러로 집계됐다. 7월 평균 운임은 4496달러로, 전월 평균 5854달러보다 23.2% 하락했다.
운임 하락이 계속될 경우 선사들은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북미항로에서 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7월 북미항로에서 운항 중인 컨테이너 선단은 157만TEU를 기록,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운임 하락에 8월 선복량은 전월 대비 6.2%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MSC는 동남아시아에서 출발해 중국을 거쳐 북미 서안을 연결하는 펄(PEARL)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CU라인도 시황이 급락하자 중국과 북미 서안을 연결하는 TP1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물동량은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 6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154만1000TEU였다.
1위 선적국인 중국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73만3000TEU로 전체 물동량 감소를 이끌었다. 3위 우리나라도 11% 줄어든 18만2000TEU, 4위 대만은 13% 감소한 7만4000TEU였다. 반면, 2위 베트남은 58% 폭증한 24만6000TEU를 기록했다.
상반기(1~6월) 물동량은 전년 대비 4% 늘어난 985만TEU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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