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3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대구경북신공항 국제물류포럼에서 항공물류 전문가들은 화물 수요를 창출하려면 항공사 유치가 우선 이뤄져야 하고, 물류기업이 들어올 만한 시설과 지원책을 갖춰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해외 공항 사례를 벤치마킹해 공항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항공물류 트렌드와 대구경북신공항 방향성을 주제로 진행된 전문가 토론에서 퀴네앤드나겔 한국지사 항공사업부 박현규 전무는 인프라 시설과 투자가 부족한 대구경북신공항의 현 상황을 지적하며, “단순히 공항을 개장한다고 화물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직언했다.
박 전무는 화물사업을 같이 진행하는 LCC(저비용항공사)를 공략할 것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항공물류는 항공사와 포워딩(국제물류주선업체)이 함께하는 사업인데 이번 포럼에 항공사 측이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토론과 함께 주제발표를 진행한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김백재 한국지사장 또한 “항공사를 유치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이용자를 설정하고 공항을 설계하라”고 특성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안정적인 유가와 고운임을 바탕으로 경쟁력이 제고된 시황을 전하며, 특히 아시아의 항공물류산업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항공우주산학융합원 이희정 부원장은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사장으로 재직한 경험을 토대로 “인천공항 물류단지가 부족한 상황이라 물류창고를 찾는 기업 수요가 많다”고 조언했다. 이 부원장은 “미국 멤피스공항은 내륙 공항이자 페덱스의 거점공항이라는 점에서 대구경북신공항과 비교할 만하다”면서 “글로벌 특송사와 국내 특송기업을 유치하는 데 힘을 싣고 화물에 먼저 강점을 둬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LX판토스 항공사업부 한범규 책임은 중국의 화물전문민용공항인 어저우공항에 주목했다. 한범규 책임은 “어저우공항은 정부 주도로 압도적인 보조금을 내세워 내륙운송, 철도, 해운을 복합적으로 유치했다”면서 “대구경북신공항은 유일한 내륙 공항인 만큼 포지셔닝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인하대학교 하헌구 교수 또한 중국 정저우 항공교통경제특구 사례를 들며 “인천공항과 관계 설정을 확실히 하고 관련 기업에 파격적인 제안을 해야 신공항의 성공 가능성이 올라가겠다”고 첨언했다.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은 2030년까지 내륙에 첨단 항공물류 신공항을 구축해 공항 경제권을 형성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룬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경상북도 측은 “현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23대 국정과제에 포함됐지만 재원 조달 등의 요인으로 지연되고 있다”면서 “신공항의 항공물류 기능을 선제적으로 설계하고 산업기반 조성과 연계산업 육성 방향을 구체화하고자 한다”고 포럼 개최 의의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경상북도, 한국국제물류협회,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세 기관은 대구경북신공항의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을 목표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공항이 동북아 대표 항공물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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