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 해 유럽항로는 홍해 사태 장기화로 물류 적체가 극심한 가운데 공급을 축소해 운임을 회복하려는 선사들의 노력이 지속됐다.
운임은 1년 새 크게 하락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상하이-북유럽행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86달러를 기록, 1년 전의 3132달러에서 49.4% 급락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지중해 평균 운임은 2406달러로, 전년 3797달러에서 36.6% 떨어졌다. 다만 2023년과 비교해 북유럽은 79.8%, 지중해는 55.9%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재작년 북유럽과 지중해 평균 컨테이너 운임은 882달러 1543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반기별로 보면 북유럽은 상반기 1640달러에서 하반기 1529달러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중해 역시 2662달러에서 2127달러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발 운임도 급락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2025년 평균 부산발 북유럽과 지중해행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794달러 3478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2024년 연간 평균인 5266달러 5427달러에서 46.9% 35.9% 떨어졌다.
선사들은 2월부터 운임 회복에 나섰다. 스위스 MSC, 프랑스 CMA CGM, 독일 하파크로이트 등이 아시아발 지중해행 노선과 아시아-북유럽 노선에서 FEU당 4000~6900달러의 운임 회복을 실시했다.
1분기는 항만 파업으로 물류 혼잡이 극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 함부르크항은 항만 노조의 파업으로 예선 작업이 중단됐으며, 프랑스 르아브르항, 마르세유항에서는 노동자들이 근무 환경 개선과 정부의 연금 개혁에 관한 반발을 이유로 작업을 중단하며 운영 차질이 계속됐다. 선사들은 대체 기항지 확보에 골몰했다.
선사 관계자는 “프랑스에선 거의 매일 파업이 발생하며 항만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며 “선사들이 벨기에와 네덜란드 주요 항만인 안트베르펜(앤트워프), 로테르담 등으로 대체 기항하고 있지만 선박 대기 일수가 길어 상황이 여의치 않다. 시간이 지체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해 다른 기항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2분기 구주항로는 북미에서 유입된 선복량으로 몸살을 앓았다. 미중 관세 전쟁 여파로 4월 북미항로 운항 선복량 중 약 11만7000TEU가 유럽으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스위스 선사 MSC의 2만TEU급 신조 컨테이너선 2척이 유럽항로에 투입되면서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선사들은 시황 하락에 대응해 4월에도 운임 인상에 나선다. MSC, CMA CGM, 머스크, 일본 ONE 등이 성수기할증료(PSS), 배출권거래제도 할증료(EES) 등을 도입했다.
하반기는 선사들이 여전히 수에즈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면서 운항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유럽 주요 항만이 적체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안트베르펜(앤트워프)은 낮은 하역 생산성으로 평소보다 선박의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런던게이트웨이와 로테르담항 역시 대기 시간이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11~12월에도 선사들은 아시아-북유럽·지중해노선에서 FEU당 2600~3200달러의 품목무차별(FAK) 운임을 적용했다. 안정된 수요와 선사들의 운임 회복 노력에 힘입어 12월 들어 운임은 1500달러를 웃돌았다.
물동량은 증가세를 보였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2025년 1~9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3개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9.9% 늘어난 1481만2000TEU로 집계됐다. 중국은 10.9% 늘어난 1157만TEU, 동남아시아는 7.3% 늘어난 191만TEU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의 동북아시아도 5.3% 증가한 133만2000TEU를 달성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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