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07 11:10

선박대리점의 체당금채권에 기한 선박우선특권행사

1. 선박우선특권의 대위

선박우선특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도 민법상의 대위변제로서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선박우선특권의 대위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 대위에 관하여도 피담보채권의 변제자가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가 하는 법정대위(민법 제481조)와 그렇지 않는 자의 임의대위(민법 제480조 1항)로 나눌 수 있다. 예컨대, 선박우선특권이 붙은 선박의 양수인은 그 피담보채권을 변제하지 않으면 선박우선특권자로부터 목적물인 선박에 대하여 집행을 당하게 될 것이므로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에 해당하며 이러한 선박양수인은 변제로 당연히 선박우선특권의 대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없는 자가 변제하는 경우는 임의변제로서 채무자에게 우선특권의 대위를 주장하기 위하여는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대위통지 또는 채무자의 대위승락을 요한다.
선박우선특권의 대위와 관련하여, 선장이나 선박대리점의 체당금에 대한 선박우선특권 발생여부가 특히 문제된다.

2. 선장 또는 선박대리점의 체당금과 선박우선특권

선장이나 선박대리점이 선박소유자나 용선자 등의 요청에 의하여 또는 항해계속을 위하여 상법 제861조의 비용을 체당하여 대신 지급한 경우에 선장이나 선박대리점이 선박소유자 등에 대하여 가지는 상환청구권이 선박우선특권의 피담보채권이 되는가는 문제이다. 종래에는 선장이 선주와 통신이 두절되거나 송금이 끊겨 항해계속을 위하여 부득이 보급품, 필수품 등에 대한 금원을 대신 지급함으로써 생긴 체당금채권에도 선박우선특권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많았으나 우리 상법은 이러한 보급품, 필수품 공급채권에 관한 상법 제861조 1항 5호를 삭제하여 이를 선박우선특권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오늘날 통신수단의 발달로 선장은 선박소유자와 항상 연락할 수 있고 지점 및 대리점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어 선장의 체당금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선박우선특권은 실제로는 그 의의가 적다고 할 수 있다.

3. 대법원 판결의 입장

선박대리점의 체당금채권에 선박우선특권이 인정되는가에 관하여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은 서로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 1978. 5. 23 선고, 77다1679 판결은, “상법 제861조에서 말하는 선박우선특권있는 채권이라 함은 선주 또는 선박운항자가 선박에 관하여 같은 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노력, 물품 또는 비용을 제공받고 그로 인한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선박을 담보로 하여 그로부터 다른 채권보다 우선하여 변제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생기는 것이지 선주 또는 선박운항자가 같은 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노력 등에 대하여 자기의 대리인으로 하여금 그 노력 등의 제공자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그 노력 등의 제공을 받는 경우에는 선박우선특권있는 채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라고 하여 선박우선특권의 성립을 부정하는 반면에,
대법원 1979. 6. 26. 선고, 79다407 판결은, “상법861조 1항 5호의 우선특권있는 채권은 선장이 선적항 외에서 항해계속과 선박의 보존을 위하여 체결한 계약으로 인한 채권에 한하고 이 사건에서와 같이 문제의 선박 소유자인 소외 동성선박주식회사와 원고간에 체결된 대리상계약의 이행으로 생긴 채권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데 원심이 이를 그대로 인정하였음은 같은 상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하나 선박대리상이 선박소유자와의 대리상계약에 따라 같은 법조 1항 5호 소정의 비용을 입체하여 지급하고 그 구상채권을 행사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비용을 바로 청구하는 경우간에 굳이 차별을 지을 합리적 근거가 없고 또 이 사건 문제의 선박소유자인 소외 회사는 선적항 외의 선박항해로 인한 각종 채권을 현지에서 청산 지급하기 위한 지점도 없으므로 그 현지 지점을 갖고 있는 원고에게 위탁하여 이를 신속하게 입체 지급한다는 것은 매우 편리한 방법이라 할 것인데 그러한 경우 그 입체지급한 구상채권에 대하여 선박우선특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위의 편리한 방법을 금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므로 이 사건에서 소외 회사 소속 선박의 선장이 선적항 외에서 선박의 보존과 항해계속을 위하여 필요한 각종 물건들을 구입한 대금채권을 원고가 현지에서 입체지급한 것에 기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같은 법조 1항 5호의 경우와 다른 바 없어 그 우선 변제의 특권을 인정함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하여 비록 지금은 폐지된 5호채권에 대한 것이기는 하나 대리점의 체당금채권에 대하여 선박우선특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4. 결어

상법 제861조 1항은 채권을 직접 선박소유자에 대하여 가지는 자에 한정하지 아니하므로 여기의 채권자에 비용을 체당지급한 자도 포함시킬 수 있고, 선박소유자의 요청에 의해 제3자가 지급한 체당금을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도 없고 또 선박우선특권은 그 피담보채권의 양도나 대위변제에 의하여 이전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선박대리점의 체당금채권에도 선박우선특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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