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4 15:00

기획/ 비수기 맞은 정기선 시장 내리막길 예고

유럽항로 운임 폭락, 북미항로도 항만 적체로 ‘위기감’
얼라이언스 등장, ‘강자독식’ 불러올 수도

●●●정기선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비수기에 진입한 원양항로의 해상운임이 내리막길을 걸으며 정기선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 이후 아시아-유럽 노선은 6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11월 들어 아시아-북미 서안 노선은 1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선사들은 운임하락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면 운임 끌어올리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돼 전전긍긍이다.  

북미 연말 최대 이슈, ‘서안 항만 태업’

비수기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곳은 유럽항로다. 지난 10월 24일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상하이-유럽항로의 해상운임은 북유럽이 20피트컨테이너(TEU)당 697달러, 지중해가 TEU당 936달러를 기록했다. 600달러대까지 떨어진 바닥운임에 선사들은 11월1일 TEU당 85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를 시도했다. 11월7일 상하이-북유럽의 운임은 TEU당 1175달러, 상하이-지중해 노선은 TEU당 1305달러로 집계됐다. GRI 효과로 운임은 1000달러대까지 회복했지만 연말까지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미 선사들은 11월 GRI 효력이 사그라들고 있는 데다 12월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면 그나마 있던 물동량이 줄어 운임에 고스란히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주는 유럽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10월 말까지 2천달러대의 운임을 유지하며 성수기 수준의 운임을 끌어왔다. 하지만 미주노선도 11월 들어 비수기의 영향을 받으며 운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1월7일 북미항로의 운임은 상하이-북미서안이 40피트컨테이너(FEU)당 1927달러, 상하이-북미동안이 FEU당 3941달러로 나타났다. 북미 서안 노선은 지난 8월 이후 2000달러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 왔지만 11월 들어 2000달러대가 무너졌다. 북미 동안 역시 8월 이후 꾸준히 4000달러대를 유지하다가 3000달러대로 떨어졌다. 북미노선은 여름부터 서안 남부의 로스엔젤레스항과 롱비치항의 적체로 선박들이 일주일 이상 대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화주들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상대적으로 동안 항로의 운임이 높은 것도 항만 적체를 피해 서안으로 가야 할 물량이 동안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여기다 현지시각으로 11월 3일, 북미 서안 북부의 터코마항과 시애틀항 노동자들이 태업을 시작하며 선사들의 고충은 더욱 늘었다. 두 항만 노동자들의 태업으로 하역 요율은 평균 30~50%까지 하락했다. 만약 태업이 장기화될 경우, 화주들이 화물을 다른 지역으로 돌려 북미 서안의 운임 하락은 표면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북미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올 연말 북미 서안 지역 항만의 혼잡과 태업 영향에 따라 북미 노선의 운임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을 앞두고 호주항로는 운임을 끌어 올려 놓은 상태다. 10월 15일 적용된 GRI 효과로 운임은 700달러대로 올랐다. 상하이-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노선의 11월 7일 운임은 TEU당 770달러로 집계됐다. 500달러대까지 내려 앉았던 9월말의 운임보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저조하다고 선사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호주 항로는 1년 내내 침체에 시달리며 어느 때보다 추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중남미 항로는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석 달 내내 침체를 겪었던 남미 동안의 운임은 TEU당 1200달러대를 회복했다. 10월 말 남미 동안의 운임은 지난 8월 이래로 최고치인 13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집계한 상하이-브라질 산토스항의 운임은 10월31일자 TEU당 1264달러룰 기록했다. 일주일 후 TEU당 1250달러로 다소 떨어졌으나 하반기 내내 침체를 겪어온 남미 동안 항로는 오랜만에 맑은 날을 맞이하게 됐다.

내년 평균 운임, 3% 상승할 듯

매년 5월 연간운송계약(SC)이 이뤄지는 북미항로를 제외하고 모든 노선은 11월부터 12월까지 이뤄지는 연간 운임 계약을 준비 중이다. 현재 운임을 기준으로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선사들은 11월 중순의 운임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운임을 올리는 건 쉽지 않다. 우선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한 화물이 11월 초 선적을 마무리 지어 한동안 물동량이 침체될 것이라는 게 첫 번째 장애물이다. 정기선사 관계자는 “11월 초 진행된 GRI는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12월이 되면 대기업의 연말 물량 밀어내기로 소석률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한동안 운임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장기적 전망도 어둡다. 유럽의 물가 상승률, 소비자 신뢰 지수, 실업률 등 주요 경기 지표가 수 개월 동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드류리가 발표한 ‘2015년 컨테이너선 시장 전망’에 따르면 주요 기간항로에서 물동량 성장률은 5.5%로 예상된다. 아시아-북유럽 항로는 전체 성장률보다 더 낮은 3.5%의 성장치가 나왔다. 정기선 평균 운임 또한 올해 대비 3~4%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여 선사들은 내년에도 비용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 계약을 맺는 대형 화주의 비율이 80%를 차지한다. 대형 화주는 연간 계약을 맺어 매월 공지되는 GRI를 적용받지 않는다. 가뜩이나 물동량이 늘지 않아 고민인데 화주의 구성 비율 역시 선사들의 수익으로 이어지기는 힘든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정기 선사 관계자는 “대형 화주의 물량을 실지 않으면 선복을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선사 입장에서는 운임이 낮아 수익을 올리기 힘들더라도 대형 화주 위주의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황이 어려워 운임을 올리기도 힘들지만 정작 운임 인상 대상에 포함되는 물량도 적어 이래저래 정기 선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절반 넘는 화주, “얼라이언스, 서비스 향상에 영향 없다”

해상운임이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대형 얼라이언스들은 각국에 서비스 협력을 신고하며 출범 준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정기선 시장이 얼라이언스 위주로 재편되면 일부 대형 선사들이 대부분의 서비스를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선복량 기준 세계 1,2위 선사가 결성한 ‘2M’은 지난 10월13일자로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의 승인을 얻어 냈다. 이에 따라 머스크라인과 MSC는 내년 1월로 예정된 공동 운항 준비에 몰두 중이다.

2M은 현재 다른 국가에선 승인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유럽의 경우 선복공유협정(VSA)이 시작된 후 독점이 우려되면 규제를 하는 ‘사후 규제’ 방식을 따르고 있어 신고할 필요는 없다. 합작 운항사를 세웠던 P3네트워크와는 달리 선복 공유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중국이 출범을 막을 명분도 없다. 그러나 중국은 2M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P3네트워크 승인 거부 당시 독점의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특정 노선에서 점유율 30%를 넘을 경우다. 드류리가 예상한 2M의 점유율은 아시아-북유럽 노선이 32%, 아시아-지중해가 39%로 P3보단 10% 낮지만 어쨌든 3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M 출범 후 중국이 또 다시 규제의 손길을 뻗을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돌고 있다.

국적선사 한진해운이 포함된 CKYHE 역시 북미 노선 확장에 본격적 준비를 마쳤다. CKYHE는 아시아-북미동안, 북미와 북유럽 노선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0월 20일자로 중국 교통부, FMC, 유럽위원회(EU)에 신고를 마쳤다. EU의 경우 사후 규제이기 때문에 신고가 아닌 통보 방식을 따랐다. 특이 사항이 없다면 내년 2월4일 FMC의 승인을 받게 된다.

대형 얼라이언스에 대해 화주들은 반 이상이 얼라이언스 결성으로 서비스 수준이 제고되지 않았다고 봤다. 로이즈리스트가 최근 세계 주요 화주와 포워더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얼라이언스 출범으로 서비스 수준이 제고됐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절반이 넘는 52%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개별 선사 측면에서는 서비스가 확대됐지만 동일 노선으로 인해 전체 산업 측면에서는 서비스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화주 입장에선 대형 얼라이언스 결성이 선사 간 경쟁을 약화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로이즈리스트는 선복 공유로 인한 복잡성 증가, 화물 추적의 어려움으로 화주들이 얼라이언스 체제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얼라이언스의 출범으로 선복 공유와 동일 노선 서비스가 이뤄지면서 선사 관계자들은 서비스 증가를 위한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다 우선 영업 사원들에 대한 자체적인 교육으로 서비스 질을 높여 화주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정기선사 관계자는 “얼라이언스 출범 후, 타 선사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사내에서도 영업 사원들의 화주 응대 교육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선사 누적 순이익, 상위 업체가 대부분 차지

선사들은 전반적인 수송 과정의 질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수송 루트가 전부 같기 때문에 항만 선적에 그치지 않고 트럭킹(trucking)과 같은 내륙 운송까지 고려해 전반적 질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외부업체에 맡기던 피더 서비스를 선사들이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비스 질 향상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일부 대형 선사를 빼놓고 전반적으로 선사들의 수익이 좋지 않은 탓에 금전적 여력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기선사 관계자는 “컨테이너 관리 비용을 포함해 모든 비용을 있는 대로 절감하고 있는 과정에서 선적 이후의 과정에 비용을 투입하는 건 현재로써는 어렵다”고 말했다.

얼라이언스의 등장으로 우려되는 것은 일부 대형 선사의 독점이다. 중국이 2M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높은 점유율을 배경으로 자국 해운 산업을 해치지 않을까라는 우려에서다. 로이즈리스트의 설문조사에서 소수 글로벌 선사 체제를 선호하냐는 질문에 화주들은 70%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독과점에 의해 화주의 협상력이 없어질 것이라는 걱정과 함께 선사들이 수익을 위해 노선을 변경할 경우, 선택 사항이 적다는 게 그 이유였다. 서비스 향상 방법으로 거론된 운송 서비스 강화 또한 재정이 안정된 선사들만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서 선사들 간 ‘빈부 격차’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드류리에 따르면 올해 정기선사들의 누적 순이익은 50억 달러로 예측되는데 그 중 머스크 등 상위 정기선 업체의 누적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해 선사들 간 실적 차이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시작된 얼라이언스 체제가 해운시장에도 ‘독점’이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겨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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