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8 11:28

“논의는 활발한데…” 국내해운시장 블록체인 ‘갈길 멀어’

“법·제도 등 사회적 합의 필요”
암참, ‘해운업의 디지털화 세미나’ 개최



국내 해운물류시장에 디지털화 바람이 불면서 블록체인 이슈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라인과 글로벌 IT기업 IBM의 블록체인 합작사 출범이 성사되면서 디지털화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운물류업계가 직면하게 될 문제점도 산적해 있다. 여러 주체가 연결되는 블록체인 특성상 법·제도가 충돌할 수 있어 사회적 합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해운업의 디지털화 세미나’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이 감지됐다. 참석자들은 블록체인이 가져다줄 이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내 해운물류시장 도입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를 냈다.

“해운항만물류업계 모두가 참여하는 블록체인 구축돼야”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해운물류시장에서 디지털화를 주도하고 있는 선사 중 하나다. 지난해 3월에는 IBM과 글로벌 무역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개선시키고 비용 감소와 이익 증대를 위한 방안으로 블록체인 합작사를 설립했다. 합작사는 국제무역 디지털 플랫폼 공동개발을 통해 화물의 국경 및 무역 구간 간소화와 더불어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각오다.

블록체인과 더불어 IBM이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활용,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국경 간 화물의 이동 및 추적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들의 신기술은 해운물류무역업계에 광범위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머스크라인은 디지털화를 통한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더욱 가치있게 구축되기 위해서는 해운사 포워더 터미널운영사 항만공사 화주 세관 등 해운물류에 관련된 모든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파트너들을 심리스(seamless·끊김 없는)하게 연결, 전체 운송 플랫폼을 하나의 생태계로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머스크라인 팀 스미스 아시아 총괄대표(사진)는 주제 발표를 통해 블록체인이 해운항만물류시장에 가져다줄 이점에 대해 소개했다. 해운업계의 디지털화가 세계 7대 무역국인 한국에 굉장한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한 스미스 대표는 새로운 세대에게 기술혁신 등을 이뤄낸 해운업을 물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화주는 재고 예측 가능성 증가에 따른 효율성 증대와 관리비용·재고비용 절감과 거래 활성화를, 포워더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으로 시장 점유율 증가와 기존 서비스 원가 절감이라는 효과가 블록체인 도입을 통해 각각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사는 대기시간 및 관리비용 절감을, 터미널에서는 항만 체선 감소에 따른 관리비용 절감과 검사횟수 감소로 타 항만 대비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제시했다. 또한 그는 화물 정보 신고가 잘못됐거나 허위 신고는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도입, 아직 쟁점 많다

주제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블록체인 도입이 국내 해운물류시장에 이점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여러 주체가 포함되다 보니 수많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해운업계의 디지털화와 맞물려 기업·기관들을 시스템 내에 어떻게 안착시킬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목표와 취지는 좋지만 아직까지는 현실적으로 시스템 도입이 쉽지 않다는 게 토론 참석자들의 주된 반응이었다.

코스트코 김민숙 부사장은 블록체인 도입이 화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가장 먼저 제기한 건 블록체인 개발에 따른 화주들의 물류비 상승이었다. 미국에서 부산으로 컨테이너를 보낼 시 1500달러의 해상운임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블록체인 시스템 개발비를 고려한다면 적어도 100달러의 운임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만TEU의 컨테이너에 적용되면 10억원 이상의 운임이 상승하는 셈이다. 그는 블록체인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실이익이 과연 화주와 선사 중 누구에게 돌아갈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 부사장은 지난 2014년 발생한 미국 서부 항만파업과 최근 진행 중인 항만 자동화를 예로 들며, 기껏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파업이 발생하게 되면 모든 게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적으로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항만공사(IPA) 김종길 실장은 “선하증권 발급이 편리해지고 행정비용 최소화로 진일보된 서비스 영역들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포워더와 금융기관,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기관 등 모든 물류종사자들의 참여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전자금융거래법 등 법적 제도에서 충돌하는 미비점이 바뀌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이 가져다줄 이점은 분명 많지만, 현실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지난해 삼성SDS 주도로 발족한 블록체인컨소시엄의 참여기관은 같은해 5월 15곳에서 현재 38곳으로 급증했다.

해양수산부 관세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현대상선 흥아해운 남성해운 SM상선 고려해운 장금상선 케이엘넷 케이티넷 케이씨넷 싸이버로지텍 HJIT(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 SNCT(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아마존 하나로TNS 등 참여 주체가 다양하다. 더불어 로테르담항만청 베트남항만청 등 해외기관에서도 참여하며 블록체인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 윤현수 과장은 “머스크와 IBM 얘기를 들어보면 환성적인 무대가 펼쳐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직도 쟁점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에서의 관세법, 검역검수법, 해운법, 금융법 등의 개정을 이뤄내고, 이 법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윤 과장은 “EDI 시스템과 블록체인의 연계도 명확하지 않고, 호환성 부분에서도 어느 선까지 플랫폼을 만들지 바람직한 합의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선주협회 조봉기 상무는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의 장이 더욱 더 커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상무는 “컨테이너 박스가 스탠다드화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전 세계 트레이드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할 거라면 WTO(세계무역기구) IMO(국제해사기구)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LG전자 김남수 팀장은 “아직도 선하증권 원본을 요구하는 국가가 많아 기업들만의 작업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도 상당수 국가가 선하증권을 종이로 발행하는 법이 기본으로 깔려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김 팀장은 “선하증권을 전자로 해도 된다는 규정도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개최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는 1953년 한미 양국의 투자와 무역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내 최대 외국 경제단체다. 한국 경제 각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700여개의 기업이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 김성찬 국회의원은 격려사를 통해 “최근 농업에는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스마트팜에 엄청난 예산지원을 하고 있는 반면, 정작 해운에서는 이러한 열기와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며 “집중적인 고민과 관심을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해운업에도 디지털라이제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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