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군산군도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군산의 바닷길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에 따르면 장자-말도 항로 이용객은 2024년 3만7539명에서 2025년 4만9510명으로 31.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이용객도 4만911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6% 늘었다. 이 가운데 일반여객은 4만6173명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고군산군도에 대한 관심이 실제 여객선 이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말도 섬여행 2배 증가
공단도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섬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며 군산의 관리도와 어청도를 새로운 섬 여행지로 알리고 있다.
관리도는 고군산군도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트레킹·캠핑 관광지로, 어청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등대와 치동묘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역사·문화 탐방지다. 일제 강점기인 1921년 축조된 어청도 등대는 원형이 보전된 우리나라 등대 가운데 4번째로 지정된 국가등록문화유산이다.
치동묘는 기원전 2세기 중국 제나라를 다시 세웠던 전횡을 모시는 사당으로, 군산시 향토문화유산 제13호로 지정돼 있다. 백제 시대 옥루왕 13년에 치동묘라 부르며 1년간 마을의 안위와 풍어를 기원하는 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섬 여행의 매력을 알리는 것만으로 좋은 여행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여행객이 섬을 찾는 과정에 안전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에게 여객선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여행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 ▲군산-어청도 구간을 운항하는 <어청카페리>호 |
군산에서는 여객선 안전교육을 바닷길 여행 자체와 접목하고 있다. 군산운항관리센터는 2024년부터 공단과 군산시립도서관이 <어청카훼리>호 선내에서 함께 운영하는 ‘파도소리 도서관’과 연계한 행사를 열고 있다.
행사에서는 해양안전 골든벨과 구명조끼 착용 체험을 진행하고, 어청도 관광정보 안내와 문화특강을 제공한다. 섬으로 향하는 시간을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안전과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여행의 과정으로 만든 것이다.
행사에는 매년 40~60명의 여객이 참여했다. 공단의 해양안전 전문성과 지역 도서관의 문화·교육 자원, 선사의 현장 지원을 결합한 지역 협업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체험 중심의 해양안전교육은 공단이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안전관리의 한 축이다. 지난해 공단의 ‘찾아가는 해양안전교육’과 ‘대국민 여객선 안전교육’ 등에는 모두 6만5,279명이 참여했다. 전년보다 4.6%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대국민 여객선 안전교육에는 114회에 걸쳐 1만3,894명이 참여해 전년보다 참여 인원이 8.7% 늘었다. 학교와 기관을 직접 찾아가거나 여객선 이용객을 대상으로 구명조끼 착용, 비상상황 대응요령, 가상현실(VR) 체험 등 직접 해보고 익히는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도서관으로 확대되는 선박 안전교육
군산에서는 올해 이러한 안전교육의 공간을 한 걸음 더 넓혔다. 공단 군산운항관리센터는 올해 처음 군산시립도서관 여름독서교실과 연계해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해양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어린이들은 동네 도서관에서 여객선 안전수칙과 비상상황 행동요령을 배우고, 가상현실 콘텐츠와 구명조끼 등 실제 교육 장비를 체험했다. 배를 타기 위해 항구를 찾아야만 접할 수 있었던 안전교육을 아이들의 일상으로 가져온 것이다.
| ▲전북 군산시립도서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여객선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여객선 안에서 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안전교육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 처음 지역 도서관으로 교육의 공간과 대상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단 군산운항관리센터는 앞으로도 지역 도서관과 연계한 어린이 해양안전교육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여객선 안전은 선박을 점검하고 출항 여부를 판단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여객선 이용자 스스로 안전수칙을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구명조끼를 직접 입어보고 비상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체험한다면 안전은 규정이나 안내문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 속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한 척의 여객선 안에서 시작된 작은 협업이 지역 도서관에서 우리 아이들의 일상으로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산운항관리센터가 지향하는 안전 역시 한 척의 배가 무사히 출항하도록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민이 배에 오르기 전부터 안전을 이해하고, 실제 여행에서는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문화를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안전한 바닷길은 출항하는 순간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소 배우고 체험한 안전이 여행길의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더 안전한 바닷길을 만들 수 있다. 여객선 안전은 그렇게, 떠나기 전에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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