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30 16:27

해양법협약 발효 10년 맞아…미국, 상반기까지 비준절차 마무리

협약개정에 자국 입지 강화 노력


올해는 유엔 해양법협약이 국제적으로 발표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지난 1982년 12월 자메이카의 몬테고 만에서 열린 제 3차 유엔 해양법회의에서 최종 확정된 이 협약은 10년여 동안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가 1994년 7월에 제 11장에 명시된 심해저 개발체제에 관한 이행협정이 타결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바다의 기본법전으로 자리잡게 됐다.

일반적으로 바다의 헌법 또는 해양에 관한 권리장전으로 통칭되고 있는 이 협약은 전문을 비롯해 총 320개 조문 및 9개 부속서, 4개의 결의안으로 구성돼 있는데, 영해 및 접속수역, 배타적 경제수역, 대륙붕, 공해 및 심해저 등 해양의 모든 영역과 해양환경, 해양과학조사, 해양기술의 이전, 분재해결제도 등 바다의 이용과 개발에 관련된 사항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년 3월 현재 이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143개 국가이며 우리나라는 1995년 국회의 비준동의를 거쳐 1996년 1월에 비준서를 기탁햇으며 이로부터 한달후인 2월 28일부터 우리나라에 정식 발효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최근들어 해양법협약의 이행과 해양자원의 이용과 개발 및 보전 그리고 해양 경계획정 등을 둘러싸고 각국의 이해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이 협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잇던 미국이 태도를 바꾸어 비준절차를 밟고 있어 세계 각국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편 미국의 의도와 진의가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미국은 해양법협약이 제정될 당시 적극적인 참여에도 불구하고 이 협약의 가입이 자국의 이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상원의 판단에 따라 가입을 거절해 왔는데, 지난 2월 미 상원 외교관계위원회는 작년 10월에 두차례 열린 청문회와 증언결과를 토대로 협약 가입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올 상반기에 상원의 인준절차가 끝나면 가입문서를 기탁한다는 방침인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뿐만아니라 행정부 관리들이 이 협약의 가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 클린턴 행정부때와 같이 부결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원 외교관계 청문회가 끝난뒤 공화당 소속 리차드 루가의원은 미국이 해양법협약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폭넓은 지지가 있었다고 밝히고 신속하게 가입절차를 매듭짓는 것이 여러면에서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10여년동안 거의 수수방간하다가 이제와 새삼스레 해양법협약의 비준에 적극 열을 올리는 것은 최근들어 미국이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 9.11 참사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주요 정책목표로 삼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 안보차원에서 바다 통항권과 영공 통항권의 확보가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상원 환경위원회 청문회에서 존 터너 해양정책구 부국장은 미국이 이 협약에 가입하는 경우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프로그램의 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 미국은 자국의 국가안보이익의 확대 뿐만아니라 이 협약에 가입하는 경우 200해리내에 있는 방대한 양의 자원은 물론 200해리 밖에 있는 대륙붕까지 탐사 및 개발작업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잇으며 미국 수출화물의 28%와 수입화물의 48%를 운송하는 바다의 자유 통항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리차드 루거 상원의원은 협약의 가입으로 미국은 다양한 오염원으로부터 해양환경을 보호하는 조치를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이같은 오염행위를 통제하는데 필요한 국제적인 추가 조치를 도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경우 국제해양문제에 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특히 심해저 자원의 개발을 담당하는 국제심해저기구와 대륙붕한계위원회는 물론 국제해양법재판소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이외에도 미국이 최근들어 협약의 가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올 하반기부터 협약의 개정작업이 추진되기 때문에 이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터너 국장은 증언에서 미국이 비준하든 비준하지 않든 간에 협약의 개정논의는 올 하반기부터 일어날 것이며 이것이 미국이 협약에 가입해야 하는 한가지 이유라고 털어놓았다.

미 상원 청문회 보고서는 이와관련 미국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 협약 제정 당시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던 상당부문이 금년 11월부터 시작되는 협약 공식 개정과정에서 상실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와 다른 나라들이 대륙붕을 개발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조바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작년에 있은 해양법협약 가입 당사국 회의에서 200해리가 넘은 자국의 대륙붕 경계를 획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신청서를 낸 것이 미국을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해양버협약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에 달하고 협약의 내용을 기존의 미국 법률이나 해양정책에 반영돼 있어 특별한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일부 조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반대의견도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인데, 레이건 행정부시절 워싱턴에서 정부 싱크탱크인 안보정책연구소를 설립, 운영했던 보수주의 성향의 칼럼니스트인 프랑크 가프니는 2월 26ㅇ리자 내셔널 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이 이 협약에 집착하는 것은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중요한 국부를 다른 나라에 자발적으로 넘겨주는 것은 물론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맹공격하고 있다.

한편 미 상원 환경위원회에서 협약 비준 결의가 통과되면 상원 전체 회의에 부쳐져 3분의 2가 찬성하는 경우 비준절차가 완료되는데, 미국하원은 헌법에 따라 조약을 비준 동의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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