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10 21:35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 본격 나서나

현대그룹이 최근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매입으로 내부 지분율을 높인데 이어 우리사주조합제도(ESOP)를 본격 도입했다.

특히 현대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외국인의 공격적인 현대상선 지분 매수세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향후 현대그룹측이 본격적인 경영권 방어에 나설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달 초 이사회를 개최, ESOP제도를 활용해 회사와 직원이 50%씩 출연해 조성한 기금으로 종업원이 취득 한도분에 대해 100% 참여할 때를 기준으로 발행주식수의 3%인 300만주를 취득키로 결의했다.

부장급에서 5급 사원까지 직급별 한도액은 1인당 250주-1천250주로, 이 범위내에서 취득한 지분만큼 회사가 지분을 사들여 종업원에게 배정하게 된다.

다만 회사의 지분 매입금액 기준은 주당 1만5천원이어서 주가가 더 오를 경우 회사가 지원하는 주식수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현대상선측은 이번 제도 도입과 관련, "경영진에 스톡옵션을 부여키로 했던 지난해 8월부터 우리사주제 도입을 검토해왔으며 직원 복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사주조합의 지분 매입으로 의결권 있는 내부지분은 그만큼 더 높아지는 셈이어서 업계 안팎에서는 경영권 안정 차원으로 분석하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그룹은 지난달말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사에 넘겼던 현대상선 주식 12% 가운 데 2%를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되사들여 내부 지분 확대를 통한 경영 권 안정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외국인들이 매수세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외국인 지분이 40%를 넘어선 상태로, 특히 최근 상선 지분 5.77%를 사들인 주체가 M&A의 귀재로 알려진 존 프레드릭슨 회장이 거느리는 골라 LNG사와 간접적으로 연결된 북유럽계 펀드 게버린 트레이딩으로 드러나면서 적대적 M&A 위기설이 제기돼 왔다.

앞서 노르웨이계 스타뱅거사도 지난해 9월부터 현대상선 주식을 꾸준히 매집, 현재 지분을 6.39%로 늘린 상태인데 일각에서는 스타뱅거사와 게버린사간의 연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편에서는 올 초 현대상선 주총에서 스타뱅거측이 KCC측을 지지했던 점을 들어 이번 주식 매입 과정에 KCC가 연관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KCC가 당장 전면에 나서 현대그룹의 중간 지주회사격인 현대상선의 경영권 확보 를 시도하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게버런 트레이딩사와 스타뱅거가 KCC측에 지분 을 넘기고 시세차익을 거둘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현정은 회장이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 추가 확보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데다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상태여서 향후 현대그룹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향배가 주목된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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