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12 09:42

한국해사중재원 설립 필요성 지적

KMI, 우리 해운기업 해사중재 대부분 영국에 의존


해상운송 분쟁해결을 위한 해사중재원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재(仲裁)는 상거래 특히 국제거래에서 생기는 분쟁의 해결에 있어서 공권적 해결방법인 재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중재제도는 일찍이 세계적으로 해상운송계약의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해운기업은 해사중재를 대부분 영국에서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사중재에 대한 세계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현행 제도상 해사중재가 단지 상사중재의 일부분으로 취급되어 오면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해사중재기관이 없이 대한상사중재원에서 해사중재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연구보고서(한국해사중재원 설립타당성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중재업무를 독점적으로 취급하는 대한상사중재원에서 한해 동안 취급하는 해사중재건수는 매년 10여건에 불과하나, 우리나라 해운기업이 영국에 중재를 의뢰하는 건수는 매년 40~50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우리나라 해운기업들이 영국에서 해사중재를 처리하기 위해 지급하는 변호사 비용도 매년 400만 달러를 상회하고 있어 국부유출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적선사들이 해사분쟁처리시 국내의 대한상사중재원보다 해외중재를 선호하는 것은 영국 등에 있는 외국의 해사중재기구가 전문성과 신속성을 갖추고 있어 중재당사자간의 신뢰가 높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보고서에서는 또 우리나라와 달리 해사중재의 세계적인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을 비롯, 일본과 중국 등은 1960년도에 독립적인 해사중재기관을 설립하여 운영해 왔으며 최근 몇 년간 해사중재제도를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해 관련법의 정비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해사중재국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국내의 해사중재원 부재로 현재 국내 수출입업자와 선사 등은 외국의 거래당사자와의 각종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재조항의 중재지를 관행적으로 우리나라가 아닌 영국이나 일본, 미국 등으로 정하고 있는 실정으로 자연히 해사중재의 의뢰 건수는 적을 수밖에 없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이 국내중재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선사와 수출입업자가 우리나라에서의 중재에 합의하지 못하고 영국이나 미국, 일본 등의 외국중재기관에 해사중재를 의뢰함으로써 겪는 불이익은 상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즉 외국에서의 중재절차에 따른 외화유출이라는 경제적 손실은 물론 인력과 시간의 낭비가 뒤따를 수밖에 없으며 외국중재인에 의한 중재판정에서 오는 불이익도 감수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 해사중재의 전문성 확보 ▲ 동북아 물류중심국가실현의 필수적인 제도적 인프라 ▲ 국내 선·하주의 중재판정 불이익과 비용과다 지출 문제 해소 ▲ 해운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에 부합하는 정책적 추진 과제 등의 차원에서 해사중재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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