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9-25 19:12
우리나라 해운주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강종희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국가
해운주권을 새롭게 인식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주권이란 통상 국가
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최고의 권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해운주권은 자국의 해운정책을 자국정부가 주도할 수 있는 권력으로 해석된
다는 것이다. 오늘날 WTO체제의 정착과 해운의 특성상 국제법 우위론의 영
향을 받아 해운주권의 부인론이 대두되고 있으나 해운주권개념은 아직도 유
효하며 WTO해운서비스 협상도 참여국의 해운주권 평등의 원칙에 입각해 협
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호주의적 해운정책은 해운주권의 극단적인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EU의 압력에 굴복해 지정화물제도를
폐지할 때 미국은 반대로 화물유보제도를 입법화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UR협상 당시 우리나라는 여타산업에 밀려 해운서비스를 대폭 양허한 데 반
해 미국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는 분석이다. EU도 역내 국가에 해운서
비스를 개방하면서도 역외 국가에 대해선 매우 배타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
다는 해석이다.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과 중국도 의연한 자세로 해운
주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 우선 일본을 보면 자국 선주에 대해 보조금 성
격에 가까운 각종 지원제도를 국제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해 오고
있다. 심지어 미국과 분쟁을 일으킬 만큼 항만에서 자국선사에 유리한 혜택
을 부여하기도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중국의 경우는 미국과 EU가 강력히
요구해도 중국은 단 한치도 해운서비스를 개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한중해운회담에 그대로 반영되어 우리나라는 마치 중국에 끌려
다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강종희 박사는 비근한 예로
중국선사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국적선사와 동등한 해운활동을 보장받고 있
지만 우리나라 선사는 중국에 대리점조차 설립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국제
관례에도 없는 조출료와 항비 할증료를 지급해야 하는 불평등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선사들이 마음대로 항로질서를 파괴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중국 눈치만 살피는 형국을 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황해정기
선사협의회가 한중항로 안정화와 관련해 정부에 건의서를 제출한 것은 바로
우리의 상실된 해운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건의서대로 해운전문관을 서둘러 중국에
파견하고 국적선사에 대한 중국측의 차별대우를 시정해 나가야 한다고 밝
혔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우리나라도 중국선박에 대해 차별적인 대우를 부
과하는 결연한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우리 선박들이 당하고 있는 차별대우는 바로 우
리의 해운주권을 포기한 결과로 지금부터라도 항만국통제를 강화하고 국적
선대를 보호·육성하는 데서 해운주권 확립의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 것이라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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