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의 채무 불이행으로 선박이 압류돼 홍콩항에 억류돼 있던 선원들이 소속 노조의 지원으로 4개월여 만에 전원 무사히 송환됐다.
12일 전국선박관리선원노동조합에 따르면 홍콩항에 억류돼 있던 케이에스마린의 8500t급 선박 <케이와이비너스>호 선원들이 모두 본국으로 돌아왔다.
선박은 지난 4월25일 연료 공급 차 홍콩항에 들렀다가 압류되고 말았다. 선주의 경영악화와 채무불이행이 원인이었다.
선원들은 이미 파산상태인 선주와의 연락이 단절되면서 유기상태에 빠졌고 선박은 채권단에 의해 경매에 들어갔다. 선박엔 이상훈 선장을 비롯해 한국인 6명과 인도네시아 5명 미얀마 선원 9명 등 총 20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선박관리노조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시급한 문제인 선원들의 송환 절차에 착수했다. 해양수산부 외교부 등 정부 부처와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선원들의 체불임금을 해결하기 위해 선주와 선박관리회사, 보험사인 재팬P&I 등과 유기적으로 협의했다.
특히 국제적으로 교류와 협력을 해왔던 홍콩선원노조(HKSU)와도 연대해 선원들이 현지에서 직접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노조의 지원으로 선원들은 재팬P&I로부터 송환비용과 체불임금 4개월분, 기타 권리로써 유급휴가급 4개월분, 퇴직금 4개월분을 지급받고 지난 8월25일 전원 본국으로 송환됐다.
<케이와이비너스>호 선원들의 억류와 유기는 지난 1월18일 선원 유기에 대한 선주의 책임을 명확히 한 개정 선원법이 시행된 이후 첫 사례다.
박성용 선박관리노조 위원장은 “무책임한 선주 때문에 발생하는 선원 유기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과 절차가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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