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은 지난 1일 부산에서 개최된 제11회 한국선박금융포럼(머린머니포럼)에서 각종 해운계약서에 관행적으로 삽입된 P&I클럽 국제그룹의 독점조항인 'IG Club only'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날 발표에 나선 문병일 전무이사는 "의무적으로 IG클럽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 계약서 조항은 선주의 P&I클럽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공정거래법에서 말하는 ‘경영간섭’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IG클럽은 노스오브잉글랜드 런던P&I 브리태니어 스탠다드 스팀십뮤추얼 십오너스 웨스트오브잉글랜드 UKP&I 등 영국계와 노르웨이 가르(Gard) 스컬드, 스웨덴 스웨디시클럽, 미국 아메리칸클럽, 일본선주책임상호보험(JP&I) 등 총 13곳으로 구성돼 있다. 영국계 P&I보험사가 8곳으로 IG클럽을 장악하고 있다.
관행적인 외국계 P&I 가입은 많은 폐단을 낳고 있다. 국내 시장의 IG클럽 과점 구도가 굳어지면서 연간 1억5000만달러(약 170억원)의 국부가 유출되는 건 물론 국적 P&I보험사는 성장이 어려워지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
6월 말 현재 한국선사에서 운항 중인 외항선박은 총 1449척으로, 이 중 KP&I에 가입한 선박은 중소형선 450척에 불과하다. 척수로 따져 국내 선박의 3분의 2가 외국 P&I에 가입해 있는 셈이다.
문 전무는 "그 동안 이 조항이 관행적으로 사용돼 왔지만 지금부터는 특정기업을 언급하는 대신 ‘담보한도는 10억불 이상일 것, AM베스트(신용평가기관) A- 이상의 신용등급을 가질 것’ 과 같이 조건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조항을 변경해야 한다"며 "KP&I가 부당하게 배제되지 않도록 형평성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해 국내외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한국선박금융포럼은 외국금융회사, 선박금융전문 변호사, 국내 선박금융사, 선사 등이 참석하는 국제적 선박금융포럼으로 올해는 200여명이 넘게 참석했다.
이번 포럼에서의 발표내용들은 머린머니 홈페이지(www.marinemoney.com)에서 볼 수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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