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계 글로벌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판알피나가 쿠웨이트계 물류기업 어질리티에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판알피나와 어질리티는 15일(이하 현지시각) 양사가 물류부문에서 잠재적인 전략적 협업 기회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판알피나 측은 “자사가 어질리티 그룹과 물류부문에서 협업을 논의 중이라는 일부 언론들의 보도를 확인했다”며 “양사의 협업논의는 초기단계에 있다”고 실토했다. 어질리티는 양사가 파트너십 기회를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았다. 쿠웨이트 기업은 “사업을 성장시키고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항상 기회를 엿보고 있다”면서도 “아직 (양사의) 합의문은 도출되지 않았으며, 합의가 이뤄질지도 보장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부 외신은 이번 합의가 이뤄지면 판알피나가 외연을 확장할 수 있고, DSV의 인수시도를 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판알피나 이사회는 신의성실의 의무에 따라 판알피나에 러브콜을 보냈던 덴마크계 글로벌 포워더 DSV의 제안도 전문가들과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판알피나가 어질리티와의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시인하자, DSV는 자격적인 조건으로 판알피나의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DSV는 양사 발표 직후 주당 매입 가격을 상향 조정하는 등 기존보다 우호적인 인수안을 제시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DSV가 새롭게 제시한 판알피나 인수가격은 시장의 컨센서스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판알피나 EBITDA(이자·세금·상각전 이익)의 24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주식 매입 가격은 주당 170스위스프랑에서 10프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DSV는 “조정된 금액은 판알피나의 회신을 반영한 것으로, 판알피나 임직원과 자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판알피나는 DSV로부터 새로운 조건의 인수의향서를 받았다고 알렸으며 이사회가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DSV의 기대와 달리 판알피나는 인수되는 쪽이 아닌 인수하는 쪽을 선호하는 듯 한 늬앙스의 인터뷰로 물류업계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판알피나 스테판 칼렌 대표는 14일 스위스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합병 과정 중에 있으며, (판알피나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를 매입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1월 사채 발행에 성공한 점을 들어 “판알피나는 어떤 인수라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갖췄다”고 밝히는 등 기업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판알피나와 어질리티의 2017년 매출액은 각각 56억달러(한화 약 6조3000억원), 35억달러(약 3조9000억원)로 판알피나가 어질리티를 두 배 가까이 앞선다. DSV는 113억달러(약 12조7000억원)의 외형을 자랑한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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