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올 한 해 조선업계를 뒤흔든 이슈 중 하나였다.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과 2조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맺은 뒤 3개월 만이다. 이날 계약으로 한화그룹은 약 2조원 규모의 지분 인수로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한화그룹에 대우조선해양 보통주식 1억443만8643주를 주당 1만9150원에 신규 발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목적으로 ‘전략적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합의’를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을 조건부 투자 예정자로 지정하고, 경쟁입찰인 스토킹호스 방식을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란 인수자를 내정한 상태에서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자를 찾는 인수합병(M&A) 방식을 말한다.
이후 추가 입찰자가 없자 한화그룹 단독으로 6주간 상세 실사를 벌였고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6일 한화그룹을 최종 투자자로 확정하고 이날 본계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은 곧바로 국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업결합 심사 대상국은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베트남 영국 등 8개국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채권단의 자율 지원을 통한 경영정상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2019년부터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승인 결정으로 최종 거래가 무산됐다. EU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정보 누락 등이 심사 중단을 선언한 배경이라고 밝혔지만, 조선업계에서는 두 조선사의 합병이 유럽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 심사를 지연한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선주들이 몰려 있는 유럽에서는 두 조선사의 합병에 따른 신조 선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일각에서는 EU 내부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중 한 곳이 LNG선 사업부를 매각해야 합병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한국 조선업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 새 ‘빅3’ 체제가 갖춰졌다. 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는 각오다. 이를 발판으로 한화그룹과 글로벌 방위산업,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시너지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화그룹 역시 핵심역량을 대우조선해양의 설계·생산 능력과 결합해 회사의 조기 흑자전환은 물론,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성장하겠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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