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KR)은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제인 탄소집약도(CII) 등급제에 대응해 온실가스 포털시스템인 KR기어즈(GEARs)를 업그레이드 했다고 밝혔다.
국적 선급단체는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저감 효과를 자동으로 산정해 예측할 수 있는 CII 시뮬레이터 기능을 개발해 KR기어즈에 추가했다.
IMO는 지난 2019년 현존선박을 대상으로 하는 온실가스 규제의 첫 단계로 탄소 배출량 보고제도(IMO DCS)를 도입한 데 이어 4년 후 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EEXI)와 CII등급제를 도입했다.
EEXI가 선박의 출력을 기반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측하는 사전 규제라면 CII 등급제는 실제 선박이 배출한 온실가스를 계산해 제재하는 사후 규제다.
CII 등급제는 5000t(총톤) 이상 외항선의 1년간 실제 연료 소모량과 운항 거리 등을 기반으로 탄소집약도를 계산해 A(매우 우수) B(우수) C(보통) D(불량) E(매우 불량) 5단계로 평가한다.
최저등급인 E를 한 차례 맞거나 D를 3년 연속 맞으면 선사는 1달 이내에 C등급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에너지효율개선계획(SEEMP)을 제출해야 한다. 계획이 미흡하거나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선박은 시장에서 퇴출된다.
첫 등급은 제도 도입 후 1년이 지난 2024년에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 IMO는 올 한 해 CII를 2019년 대비 5% 줄이고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매년 2%씩 추가 감축하도록 했다.
규제에 대응해 해운사들은 자사 선박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게 운항 속도 조절, 에너지 저감 장치 설치 등의 다양한 운항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한국선급이 개발한 CII 시뮬레이터는 ▲운항속도 ▲연료 변경 ▲운항적 조치 ▲에너지 저감 장치 설치 등의 조건을 선택해 입력하면 시나리오와 보고서가 생성되며 선사는 예측된 CII 등급에 따라 선박별 개선 시나리오를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KR기어즈에서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CII 모니터 기능도 개편됐다. 과거엔 검증된 DCS 데이터를 기반으로 CII를 계산할 수 있었다면 개편 이후엔 실시간 운항 데이터로도 탄소 배출량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유럽연합(EU)에서 도입을 추진하는 배출권거래제도(ETS) 예상 비용 산출, EU와 영국에서 2018년부터 시행 중인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제도(MRV) 데이터 자동 생성 등의 규제 대응 기능도 개발됐다.
한국선급은 앞서 지난 9일 부산 아스티호텔에서 해운협회와 공동으로 선박 온실가스 규제 대응 지원 설명회를 열고, KR기어즈의 최신 기능과 선박 대체연료 현황과 전망, IMO와 EU 규제 동향 등을 공유했다.
KR기어즈의 개선된 기능은 공식 홈페이지(https://gears.krs.co.kr/) 또는 한국선급 홈페이지(https://www.krs.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선급 김대헌 연구본부장은 “KR기어즈의 업그레이드된 기능으로 고객들이 현존선 탄소 규제를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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