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4 09:10

알기 쉬운 해상법 산책/ 선주책임제한제도, 과연 용두사미인가

법무법인 세경 최기민 변호사


용두사미(龍頭蛇尾). 시작은 야단스럽고 크지만 끝은 보잘것없이 흐지부지되는 것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관심과 흥미의 감소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해상법과 관련된 법리, 절차, 제도 중에서 ‘용두사미’ 같은 게 있을까. 필자는 선박소유자 등의 책임제한제도(이하 “선주책임제한제도”)를 뽑고 싶다. 선주책임제한제도 자체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선주책임제한제도의 존재 이유와 특징 때문이다.

선주책임제한제도(영어로는 global limitation of liability, 총체적 책임제한제도라고 한다)는 해상기업 활동과 관련하여 제3자에게 인적, 물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 선박소유자 등이 자신의 배상책임을 일정한 한도로 제한할 수 있는 제도다. 선박소유자 등은 여객의 정원, 선박의 톤수 등 법이나 국제조약에서 정하고 있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한도까지만 배상책임을 부담하면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제한채권)과 관련된 모든 책임을 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 측은 선주배상책임제도를 불합리한 제도라고 여기며 자포자기(自暴自棄)하는 반면, 선박소유자 등은 일단 선주 책임 제한 절차가 개시되기만 하면 자신의 책임은 책임제한기금을 넘어서지 않기 때문에 절차의 진행 및 결과 등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선주책임제한제도를 용두사미 격의 대표주자라고 뽑는 것이다.

선주 책임 제한 절차는 조사 및 확정된 채권액의 합이 책임제한기금을 초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배당 절차를 거쳐 채권자가 책임제한기금을 나누어 가진 후 종결된다.

그런데 이러한 일반적인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박소유자 등의 입장에서 제3자가 청구하는 인적, 물적 손해에 대하여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보지만 선주 책임 제한 절차의 개시를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일응 선주 책임 제한 절차의 개시를 신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선박소유자 등은 선주 책임 제한 절차 속에서 채권의 조사 및 사정재판, 사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를 통하여 피해자의 채권의 존부 및 채권액에 대하여 적극 다투게 된다. 이 경우의 선주 책임 제한 절차는 시종일관(始終一貫),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수 있다.

 


이처럼 선박소유자 등이 피해자의 채권을 다투는 경우에 그 채권액이 ‘0’원으로 확정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가끔 나온다.

필자와 필자의 사무실이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던 사건들인데, 자동차운반선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와 관련하여 900억원가량을 청구한 화주 측의 손해배상채권이 선체용선자의 화재면책 주장에 따라 ‘0’원이라는 판단을 받은 사건도 있고(서울중앙지법 2013책3 사건), 최근 사건 중에는 예인선에 의하여 예인되던 크레인 부선이 강풍으로 인하여 밀리게 되자 투묘제한구역에서 긴급투묘 및 양묘를 하는 과정에서 해저에 위치한 군사용 해저케이블이 파손되었다는 이유로 5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을 청구받았으나 예인선 측은 해저케이블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어 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대한민국(해군)의 손해배상채권이 “0”원이라는 판단을 받은 사건도 있다(부산지법 2020책2 사건).

그런데, 이렇게 피해자의 채권액의 합이 책임제한기금보다 적어지는 경우가 흔치 않다 보니 사정재판 또는 사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 이후의 절차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채권의 조사 및 사정절차에서 확정된 채권액이 책임한도액을 하회하는 경우에는 선주 책임 제한 절차를 취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아니고, 배당을 마치고 남은 잉여 책임제한기금을 신청인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즉, 피해자의 채권액의 합이 책임제한기금을 밑돌거나 ‘0’원인 경우에도 일단 배당절차를 진행하여야 하고(배당절차를 거친 책임제한기금은 잉여금이 발생하거나 전액이 남아있을 것이다), 선주 책임 제한 절차의 종결을 결정한 후 신청인에게 책임제한기금을 반환하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진행 방법은 일반적이지 않아 익숙하지 않다 보니 심지어 법원조차도 그 진행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이러한 법원의 소극적인 태도는 적지 않은 금액을 공탁한 신청인 측에게 현금유동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필자는 위와 같은 절차 진행 역시도 선주 책임 제한 절차의 정상적인 진행 방법 중 한 가지라는 점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시작이 있으면 항상 끝이 존재하며, 시작 못지않게 마무리도 중요하다. 그리고 마무리를 잘하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와 같은 해상변호사에게 있어서 선주책임제한제도는 해상법의 꽃이라고 여겨진다. 선주책임제한제도를 고려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사건의 규모가 크고 쟁점이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상법의 꽃이 단순히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도록 좋은 마무리 방법에 관하여 실무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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