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해운, 1만3000TEU급 컨선 2척 HD현대에 발주…美 동안 노리나

40년만에 미주항로에 재진출한 고려해운이 선단 대형화에 나선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해운은 HD현대그룹과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발주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LOI는 일종의 가계약으로, 통상적으로 LOI를 교환한 뒤 한 달 이내에 본계약을 체결한다. 

신조선은 장금상선이 발주한 동급 선박과 비슷한 사양으로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금상선은 지난달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하고 고유황 벙커C유를 사용하는 1만3000TEU급 선박 4척을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에 나눠 발주한 바 있다. 

가격은 척당 1억5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앞서 장금상선이 발주한 선박의 가격은 척당 1억5300만달러였다. 납기는 2028년이다. LOI엔 옵션 2척이 포함돼 거래 규모는 최대 4척으로 확대될 걸로 보인다. 

업계에선 고려해운과 장금상선이 나란히 초대형선 신조에 나선 걸 두고 향후 두 선사가 북미 동안 노선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선박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신파나마운하를 지날 수 있는 선형으로 일명 네오파나막스 컨테이너선으로 불린다. 네오파나막스는 길이 366m, 너비 51m, 흘수 15m 사양의 선형을 일컫는 용어로, 컨테이너선의 경우 1만3000~1만5000TEU급이 여기에 해당한다. 

고려해운은 올해 4월 말 장금상선과 동북아-멕시코 노선을 개설한 데 이어 6월에 싱가포르 씨리드, 대만 TS라인과 손잡고 40년만에 미주 서안 노선에 배를 다시 띄우는 등 원양항로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고려해운은 현재 세계 17위 수준인 63척 14만3000TEU의 컨테이너선을 운항 중이다. 지난해 11월 중동과 인도항로 취항을 목표로 HD현대삼호에 87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척당 1억2000만달러에 발주한 바 있다. 납기는 2027년 1월과 3월이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발주하려고 조선사와 협의 중에 있고 협의 내용엔 옵션 2척이 포함돼 있다”며 “초대형선 발주는 미주 동안항로 진출보다 중동항로 취항을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