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4-08 17:42

[인물]MOL 서울 주재원 카츠미 카즈히로

40년 만에 최악의 황사가 한국을 기습했던 날, 그래서 정말 온 세상이 노랗게 변할 수도 있음을 처음 알았던 그 날, MOL의 한국 주재원인 카츠미(勝海和弘, K. KATSUMI)씨와의 인터뷰를 위해 강남 역 근처 동주빌딩을 찾았다. 으레 봄이면 중국의 서북 건조 지역인 고비 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찾아 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으로 맞이하기는 하지만, 황사가 어떻게 인간들의 활동을 제한하고 또 심지어 위협할 수 있는지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체험하였던 날이었다. 늘상 들어 조금은 식상한 경고 메시지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현상도 결국은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갈수록 파헤쳐지고 훼손되어져 가는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경종이라고 생각하면 나 자신 너무도 안이하게 현상을 보고 결론을 내린 것인지...


“Bluer Oceans & Cleaner Environment”는 MOL에서 추진하고 있는 ‘바다 환경 보호’에 대한 보고서로 2000년 들어서면서부터 발간되었다. 카츠미(勝海和弘, K. KATSUMI) 주재원에게 MOL에 대한 회사 소개를 부탁하자, 그는 벽에 걸려 있는 ‘바다환경보호’에 대한 파란색 포스터를 가리키며 이것이 MOL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프로젝트임을 강조하였다.
-이 프로젝트가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셨는데, 프로젝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모든 해운회사의 주 무대는 잘 알다시피 바다입니다. 무엇보다도 선박의 안전 운항을 원하는 선박회사로서는 바다 환경을 깨끗하게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어찌면 당연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가 지켜지지 못하고 오염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
이러한 상황 가운데 2001년 4월 MOL은 ‘세계 경제 발전에 이바지’, ‘회사의 가치 증대’와 함께 ‘바다 환경 보호’를 그룹 차원에서의 경영 이념으로 채택하였다. 특히 해상 사고를 방지하면 해상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기에, MOL은 노후선을 신조선으로 바꾸어 고품질의 선대를 이루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487척(2001년 3월 31일 현재)의 MOL 선대는 국제협약과 ISO 기준에 의거하여 운영되고 있다. 특히 작년 4월부터는 자체적인 환경 운영 시스템인 “MOL EMS 21”을 도입하여 MOL의 해상 화물 운송 및 그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서 환경 목표를 설정하고 전사적 차원에서 이를 추진해 나간다.
1964년은 일본 정부에 의한 해운합리화 정책으로 일본 선사간 대거 인수합병이 일어난 해이다. MOL 역시 이 기간과 이후 한 차례 큰 합병을 겪게 되는데, Osaka Shosen Kaisha와 Mitsui Group의 해운부서에서 출발한 Mitsui Steam ship이 합쳐져 이후 1964년 Mitsui O.S.K Lines이 탄생하게 된다. 벌크, 탱커 사업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Navix Line과 Mitsui O.S.K. Line의 통합이 1999년 이루어졌다. 결국 1999년 4월 두 개 그룹이 합쳐져서 오늘의 Mitsui O.S.K Lines에 이르게 되었다. (152p 그림 참조)
-각 기업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재원께서 생각하시는 MOL의 가장 특징적인 기업 문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저는 중앙집권화가 아닌 분산화(decentralization)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화는 기업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오며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도 발 빠른 대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한 그룹 내에서 권력의 분산화가 이루어져 전체적인 조직의 통일성이 없어지게 되면 그룹을 운영해 나가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
“ 그 문제는 ‘Corporate Governance’, 즉 전체 그룹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소속된 회사들을 통일시키면 되는 것이기에 생각처럼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카츠미 주재원은 올해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지 꼭 20년이 되었다. 처음 MOL에 입사하여 자동차선 부서에서 2년, 여객선 부서에서 3년 그리고 나머지 기간 동안은 모두 정기선 부서에서 일하였다. 이중 가장 최근의 2년 8개월은 요코하마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한국 주재원으로 보낸 시간들이다. 1983년 대학 졸업과 함께 사회 첫 발을 내디딘 곳이 해운회사였기에 오늘에까지 이르게 되었지만 사실 그의 대학 전공은 법학.
-전공하신 법학과 완전히 동떨어진 (정기선) 분야에서 현재 일을 하고 계신데요. 해운회사에 어떻게 처음 입사하게 되셨는지요.
“저의 고향은 니이가타입니다. 니이가타에는 도시 한가운데를 지나는 강이 있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의 2/3 이상을 이 강에서 요트를 타면서 보냈습니다. 그랬기에 해운회사에 관심이 있어 자연스럽게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외국여행을 무척이나 하고 싶어했던 개인적인 소망이 있었는데 이러한 요구들을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는 회사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운회사 입사로까지 연결되었습니다.”
근 20년을 선박회사에서 일하면서 그는 여러 곳을 다녔다. 파푸아뉴기니, 이집트, 터키, 브라질 등 유럽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을 방문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러나 어느 곳, 어느 나라에 가도 그가 즐겨 찾는 곳이 있으니 바로 “슈퍼마켓”이다. 사람과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 카츠미 주재원은 슈퍼마켓이야말로 그 나라 서민들의 생활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고 설파하였다.
-사실 타국에서 근무한다는 묘한 매력도 있겠습니다만, 과연 주재원이란 무엇입니까?
“글쎄요. 제가 하는 일은 주로 MOL 한국대리점인 범주해운 지원, 한국 시장 내에서 정기선 운임 결정, 그리고 Bridge Person으로서 본사와 대리점간의 중계 역할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범주해운 안 제 사무실은 방문이 없습니다. 대리점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찾아와서 저와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지요.”
위에서 언급한 공식적인 일 이외에도, 일본에서 찾아온 손님들을 맞아 들여야 하는 일도 고스란히 그의 몫으로 돌아온다. 그가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MOL 정기선과 부정기선 부분은 각각의 주재원을 따로 두어 본사에서 오는 손님 마중과 같은 일은 양 쪽 주재원이 번갈아 가면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한국으로 부임해 오면서 MOL 한국 주재원에도 구조 조정 바람이 불어 그 혼자서 모든 업무를 다 감당하게 되었다. 일하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과연 카츠미 주재원에게도 있을까 하는 생각에 던져 본 질문에 그는 처음에는 없다고 하였다. 그러다 털어 놓은 것이 ‘본사 손님 맞이’.
“주재원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주재원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맡은 일이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만 1년이 지나면서 일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수월하게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를 간단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으세요?

“보통 6시에서 6시 30분 기상, 7시 20분 집을 떠납니다. 7시 50분경 회사에 도착하면 8시부터 9시30분까지 한국어 수업(일주일에 두 번)을 받습니다. 9시 30분에 수업이 끝나면 이메일을 확인하고, MOL 대리점 사람들과 회의를 하거나 다른 외국선사 주재원들을 만납니다.”
처음 그가 한국에 왔을 때, 선임자가 떠나면서 그에게 해 준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Do not dislike the Korea” 선입견을 가지고 한국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한국을 바라볼 것을 선임자는 주문했고, 그 후 이 문장은 카츠미 주재원의 뇌리 깊숙이 새겨졌다. 남으로부터 들은 편견으로 어떤 대상을 단정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그 문화 가운데 뛰어들어 보고 그 후에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일단 경험하고 난 후에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순전히 당사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겪어오신‘한국’에 대해 정의를 내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라 대답하기가 참 난감하네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 한국에서의 저의 삶이 앞으로 타국에서 제가 살아갈 때에 하나의 가이드라인으로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이러 저러한 경험들이 제가 다른 곳에서 생활하면서 부딪치게 되는 일들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제 한국 나이로 네 살이 된 딸 아이와 아내를 보러 카츠미 주재원은 한 달에 한 번 요코하마에 간다. 아직 어린 딸이 멀리 떨어져 있는 아빠의 얼굴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가 딸에게 하는 작은 배려이기도 하다. 한국에 남아 있게 되는 여가 시간에는 시장으로 아이쇼핑을 나선다. 현재 살고 있는 동부 이촌동에서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경동시장, 가락시장, 남대문 시장, 동대문시장 등을 찾아 다니는데, 대중 교통수단은 현재 배우고 있는 한국말을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 어디였느냐는 질문에 안동 하회마을이라고 서슴없이 말한 카츠미 주재원의 한국 지도에는 그 동안 그가 방문했던 곳들이 여기 저기 표시되어 있었다. 또한 돌아오는 식목일에는 진해 군항제에 참가할 것이라며 철도청에서 준비한 특별기차 편으로 다녀올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예년보다 따뜻한 평균 기온으로 남부지방의 벚꽃 개화 시기가 대략 10일 정도 당겨졌다는 뉴스 보도를 들으면서 문득 카츠미 주재원 생각이 났다. 부디 그 날은 황사 없는 맑고 화창한 날씨로 한국에서의 아름다운 추억 하나가 그의 가슴속에 새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백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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