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호주항로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비수기와 맞물리면서 약세 시황을 연출했다. 다만 중국 공장이 재가동되면서 시황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점쳐지나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초부터 상하이발 운임은 줄곧 하향곡선을 타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0일자 상하이발 호주 맬버른항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53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최고치인 949달러 대비 196달러 하락했다. 700달러선까지 내려간 건 작년 12월 이후 3개월만이다. 한국발 운임은 전월에 비해 80달러 가량 하락한 평균 600~750달러 사이를 오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선사들은 호주의 비수기와 코로나19의 팬데믹이 맞물려 극심한 수요 부진을 이어가며 운임 회복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4월 운임은 이번달보다 소폭 인상되며 그동안 겪었던 운임 하향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특히 호주항로는 미주·유럽 지역의 공장 중단 영향을 덜받아 주요 선사들은 시황 회복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의 확산과 장기화 여부에 따라 해운 시황이 반대로 악화될 수도 있다고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는 선사도 눈에 띈다.
주요 선사들의 3월 화물 적재율(소석률)은 80~90%를 기록하며 대부분 100%를 달성한 저번달에 비해 다소 아쉬운 모양새를 보였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중국 공장의 재가동에도 아직까지 몇몇 선사들은 만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선사는 중국발 노선의 선대 교체나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통해 시황 회복을 꾀하기도 했다. 선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선복 할당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거나 현재 시점에 불필요한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화물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호주와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호주 입국자 대상으로 2주간 격리시키는 조치를 시행했다. 두 국가는 크루즈선의 입항도 30일간 금지했다. 이에 일부 선사들이 운항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로 서비스의 기항지 순서를 변경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선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화물운송이 지연돼 선박 운영비, 입항비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호주 정부는 최근 발생한 자연재해와 코로나19의 여파로 재정 지출이 불가피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산불에 13억 달러의 비용을 사용했다. 올해 초 12억달러로 예상됐던 코로나19의 예산은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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