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운임이 크게 하락하는 등 해운 시황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장금상선그룹과 남성해운 천경해운 팬오션 동영해운 범주해운 동진상선 등 중견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은 뚜렷한 성장곡선을 그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성해운이 2배 가까운 영업이익을 늘리는 등 중견 선사들이 나란히 두 자릿수의 이익 성장을 시현했다. 이와 비교해 미주항로를 취항 중인 선사들은 나란히 후진 행보를 보여 대조를 보였다.
다만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곳이 14개 선사 중 9곳에 이르는 등 전반적인 성적표는 양호했던 걸로 평가된다.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한 곳은 5곳을 유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국적 컨테이너선사 14곳이 합작한 매출액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21조191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의 21조6003억원에서 1.9% 감소했다.
국내 컨테이너선사 합산 매출액은 2022년 33조5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16조5800억원으로 반 토막났고 2024년 20조원대를 다시 넘어선 뒤 지난해 약보합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2024년 4조9540억원에서 지난해 2조6106억원으로 47% 감소했다. 14개 선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2%를 기록했다. 2024년의 23%에 비해 큰 폭으로 꺾였지만 2년 연속 두 자릿수 이익률을 유지했다.
합산 실적 감소는 국내 대표 원양선사인 HMM을 비롯해 고려해운 SM상선 등 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의 부진이 원인으로 평가된다.
HMM, 물동량 실적 2020년대 들어 최고치
HMM은 지난해 매출액 10조7212억원, 영업이익 1조4232억원, 당기순이익 1조8513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7%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9% 50% 급락했다.
컨테이너선 사업에서 가파른 하락세를 띠었지만 매출액 기준으로 13%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벌크선과 탱크선 사업에서 성장곡선을 그렸다. 영업이익률은 2024년 30%에서 지난해 13%로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침체를 겪었던 2023년의 7%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다.
이 회사의 실적 하락은 운임 약세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컨테이너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214달러를 기록, 2024년의 1604달러에서 24% 내렸다. 다만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의 779달러에 비해 56%, 코로나 사태 이후 침체기였던 2023년의 972달러에 견줘 25% 각각 올랐다. (
해사물류통계 ‘HMM 컨테이너 평균 운임 추이(2018~2025년)’ 참고)
수송 물동량은 2024년 382만TEU에서 지난해 394만TEU로 3%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다. 2020년대 이후 최고 실적이다. 이 회사 물동량 성적은 코로나 이전까지 400만TEU를 웃돌다 2020년 이후 380만TEU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대 호황기였던 2022년 368만TEU까지 떨어졌다가 3년 연속 상승세를 띠었다. (
해사물류통계 ‘HMM 컨테이너 물동량 수송 실적 추이(2018~2025년)’ 참고)
같은 해 고려해운은 매출액 2조9945억원, 영업이익 2563억원, 당기순이익 3264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1%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8% 45% 감소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3년 40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가 2024년에 4113억원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40년 만에 재진출한 미국항로의 운임이 43% 하락한 게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걸로 보인다. 다만 순이익에서 3000억대의 이익을 내면서 고려해운은 1985년 이후 41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장금상선 그룹 컨테이너선 3사는 12% 늘어난 3조6689억원의 매출액과 22% 늘어난 5683억원의 영업이익, 43% 늘어난 893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모회사인 장금상선은 매출액 2조1828억원, 영업이익 3297억원, 순이익 6447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8%, 영업이익은 14%, 순이익은 52% 늘어났다. 원가 절감 노력이 주효한 데다 아시아 역내 항로의 침체가 크지 않았던 게 실적 호조의 배경이 된 걸로 보인다.
계열사인 흥아라인은 매출액 1조3673억원, 영업이익 1974억원, 순이익 200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21%, 영업이익은 48%, 순이익은 76% 성장했다. 순이익 급증은 영업실적 호조에 2024년에 두 자릿수로 뒷걸음질 쳤던 기저효과가 더해진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호성적을 달성하면서 이 선사는 SM상선을 제치고 2년 만에 매출액 기준 4위 자리에 복귀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한성라인은 매출액 1188억원, 영업이익 411억원, 당기순이익 4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 영업이익은 10%, 순이익은 45% 각각 감소했다. 비록 지난해 실적이 약세로 돌아섰지만 영업이익률은 14개 선사 중 최고치인 35%를 찍었다. 이 선사는 2023년부터 국적 컨테이너선사 중 이 부문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SM상선은 매출액 1조2070억원, 영업이익 1203억원, 순이익 2049억원을 각각 거뒀다. 전년에 견줘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70%, 순이익은 41% 후퇴했다. 지난 2024년 2배 이상 매출액을 늘리며 국적 컨테이너선사 중 최대 폭의 성장률을 신고했던 이 선사는 기저 효과로 지난해엔 하락곡선을 그렸다.
남성해운그룹 1조클럽 재진입
남성해운 그룹은 지난해 매출액 1조786억원, 영업이익 1086억원, 순이익 1081억원을 일궜다. 매출액과 순이익은 16% 13%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60% 급증하며 단군 이래 최대 호황기였던 2022년에 이어 다시 매출액 1조 클럽에 진입했다.
모회사인 남성해운은 17% 늘어난 8006억원의 매출액과 97% 늘어난 758억원의 영업이익, 62% 늘어난 72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시장으로 다각화하면서 최근 3년간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계열사인 동영해운은 매출액 2779억원, 영업이익 328억원, 순이익 3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4%,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30% 감소했다. 2024년에 2.7배 늘어났던 순이익은 지난해엔 영업이익 성장에도 기저효과로 하락곡선을 그렸다.
천경해운은 매출액 4619억원, 영업이익 335억원, 순이익 327억원을 실현했다. 매출액은 15%, 영업이익은 31%, 순이익은 16% 늘어난 수치다. 팬오션 컨테이너선 부문은 매출액 4418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신고하면서 외형과 이익 모두 두 자릿수의 성장 폭을 그렸다. 두 회사는 2024년에 몇 곱절의 영업이익 성장을 거둔 뒤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같은 해 범주해운은 매출액 2372억원, 영업이익 239억원, 순이익 394억원을 작성했다. 1년 전에 견줘 매출액은 15%, 영업이익은 36% 성장한 반면 순이익은 1% 감소했다. 두 자릿수의 외형 성장을 거두면서 매출액 순위에서 동진상선을 제치고 10위로 올라섰다. 이 선사는 지난 2022년 9위에서 2023년 11위로 떨어졌다가 2년 만에 순위 도약을 이뤘다.
동진상선은 매출액 2236억원, 영업이익 221억원, 순이익 2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6%, 영업이익은 36%, 순이익은 2%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태영상선은 지난해 매출액 1067억원, 영업이익 19억원, 순이익 36억원을 거둬들였다. 매출액은 4% 후퇴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높은 하락 폭을 보였다. 두우해운은 지난해 매출액 497억원, 영업이익 40억원, 순이익 55억원을 냈다. 외형은 소폭 늘어났지만 이익 부문은 나란히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두 선사는 사업 영역이 일본 또는 중국으로 제한돼 시황 하락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걸로 평가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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