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9 16:06

더 세월(63)

저자 성용경 / 그림 하현
55. 선내 수색 준비

부러지고, 주저앉고, 녹슬고…. 세월호 속살은 처참했다. 배가 직립된 후 보름 만인 5월 25일 선체 내부가 처음 공개됐다.

내부 철제 구조물은 진한 갈색으로 녹슬고 뒤틀리거나 찌그러져 있었다. 일부 벽은 종잇장처럼 구겨졌고, 벽면엔 페인트칠이 대부분 벗겨진 가운데 곳곳에 조개껍데기가 붙어 있었다. 내부 모습은 세월호가 바닷속에 오랫동안 빠져 있던 배였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구겨진 철판 틈에 부서진 여행가방이 끼여 있고, 객실 구역엔 교복 등 유류품이 보였다. 왼쪽으로 급격하게 쏠린 화물이 선체를 짓누른 탓에 좌현 쪽의 손상과 변형이 더 심했다.

맨 꼭대기에 조타실이 있는 N(5층)갑판이 있고, 그 아래로 객실층인 A(4층)와 B(3층)갑판, 화물칸인 C(2층)와 D(1층)갑판, 기관실인 E(지하)갑판이 차례대로 나온다. 펄이 가득 차 있어 그동안 수색을 못했던 기관실은 앞으로 집중적으로 미수습자 수색을 해야 할 곳이다. D갑판 선미 쪽 배의 방향타를 조절하는 타기실은 사고 당시 선체의 움직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 조사가 필요한 공간이다. 선조위는 조타 장치 관련 기기를 분해해 분석 조사할 예정이다.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진행한 33가지 조사용역은 대여섯 가지를 제외하고 결과가 나왔다. 선조위는 이를 토대로 8가지 분야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최종 종합보고서는 7월 중순께 작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5명의 미수습자 정밀수색은 6월 중에 수색 진입로 시공이나 조명 설치 등의 준비 작업을 3주에 걸쳐 진행한 뒤 7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4층 객실 좌현 협착 부위와 기관실 구역이 집중 수색 대상이다. 선조위 활동 기한인 8월 6일 전까지 벌이는 마지막 수색이다.

선내 수색과 별도로 침몰 해역 정밀수색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실행되지 못했다. 가로 3킬로미터, 세로 1.5킬로미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넓이의 사고 해역 수색에 1조 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수색 기간은 무려 20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컨테이너처럼 무거운 물체는 떠내려가지 않고 바로 해저에 떨어지겠지만 무게가 가벼운 유체는 조류에 떠내려갔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해저수색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였다. 준설 대신 소나(sonar)로 긁거나 잠수사가 훑으면 비용은 절약되겠지만, 선조위가 건의하더라도 해수부의 현장수습본부가 비용 수용능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거부될 가능성이 높았다.

사무실에 있기 지루한 날 이순정은 가루 커피 한 통을 사 들고 광화문광장으로 나갔다. 틈이 날 때마다 세월호 천막을 찾곤 하는 이순정은 단원고 남동생을 잃은 누나와 친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무역회사에 취업했다가 세월호 사고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천막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아리따운 아가씨다.

“한창 회사에서 스펙을 쌓을 나이에 일을 그만두다니 너무 아쉽다.”

인물이 아까워 이순정이 말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딴판이다.

“언니 기준으로 제 꿈을 끌어내리지 말아요. 전 삶의 가치가 뭔지 알아가는 중이에요.”

“인간적으로 사람이 그렇게 예쁘면 반칙이야. 거기다가 봉사까지 열심이고….”

농담을 해도 잘 받아주는 점이 깜찍하다.

“언니가 절 놀리는 건 아니겠지요? 커피 한잔 끓여 드릴게요.”

커피를 마시며 자매같이 두 사람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가족을 잃었다는 공통분모를 가진 터라 서로의 대화에 부담이 없다.

“안분지족이라는 말 있잖아요. 현실에 만족할 줄 아는 것 말예요. 남동생만 살아 돌아온다면 어떤 불평도 하지 않고 살 것 같아요. 언니도 죽은 언니가 살아온다면 그렇게 하겠지요?”

그렇다. 두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다. 이런 게 그들을 자주 만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가 사고를 얼버무리고 넘어 가려고 했는데 우리가 힘을 모아서 나서니까 달라졌잖아요. 세월호 천막을 걷어가려고도 했었지요.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논리는 오직 힘뿐이더라구요.”

“일절만 해서 알아듣지 못하면 이절, 삼절도 해야지.”

이런 맞장구가 기쁘게 했는지 그녀는 웃음을 보였다.

며칠 동안 기승을 부리고 있는 미세먼지가 햇빛에 희뿌옇게 드러났다. 먼지를 뒤집어쓰고도 그녀는 천막을 떠나지 않았다. 배가 부두에 똑바로 섰다는 보도를 듣고도 광화문광장 한 편에 들어선 세월호 천막은 움직일 줄을 몰랐다.

“철수할 생각이 없다는 거야?”

이순정이 물었다.

“미수습자가 아직 다섯 명이나 남아 있잖아요.”

“다 수습되면 철수한다는 뜻?”

“그럴 수도 있지요.”

“한 명의 미수습자라도 있는 경우에는 어떡할 건데?”

“마지막 한 사람을 찾을 때까지 여길 지켜야죠.”

“….”

대한민국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자리를 지킨다는 것.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스펙보다 자존감이라는 것. 싹수 없고 건방져 보여도 자만이나 꼴값이 아니라는 것. 앞질러 기다리는 자잘한 불행 같은 것은 무시하고 싶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순정은 남자친구가 있는지 궁금증이 발동했다.

“이렇게 예쁜데 데이트 신청하는 남자들 많지 않아?”

“대세는 비혼이라던데요?”

그러면서 그녀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작품은 세월호 사고의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을 가미한 창작물이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기업 지명 등은 실제와 관련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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