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 운임이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통적인 비수기인 데다 중국의 수요 부진 등 시황 하락까지 겹치면서 운임이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계속된 운임 하락에 일부 선사들은 중국발 노선의 선대 교체나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통해 시황 회복을 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항 월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97달러로, 전달 393달러에서 96달러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지난해 3월 4007달러에 견줘 약 13배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3월(377달러)과 비교해봐도 80달러 더 하락했다.
이 항로의 상하이발 운임은 지난해 1월 최고점인 4632달러를 찍은 후 현재까지 줄곧 하락 국면을 띠었다. 특히 작년 11월(905달러)부턴 두자릿수 운임 마저 붕괴되면서 평균 4000달러대였던 재작년 4분기 고운임 추세와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한국발 수출 운임도 부진했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3월 셋째주(20일) 부산발 호주행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전주 대비 57달러 후퇴한 1013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평균 운임은 747달러 추락한 1071달러를 기록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주요 선사의 한국발 호주 시드니·멜버른행 평균 운임은 각종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TEU당 420달러 수준을 보였다. 프랑스 CMA CGM 자회사인 ANL은 600달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대만계 선사인 에버그린과 양밍해운은 각각 500달러 425달러를 신고했다. 싱가포르 PIL, 중국 코스코, 스위스 MSC은 각각 400달러 350달러 250달러를 부과했다.
이달 한국발 노선의 소석률(화물 적재율)은 60~80%대를 유지했다. 호주항로를 주력으로 운영하는 선사와 그 외 선사 간 소석률은 20% 가량 차이가 났다. 한 선사 관계자는 “공급 과잉을 우려해 본사에서 할당 선복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면서 선복의 80% 이상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물동량은 감소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우리나라와 오세아니아를 오간 교역량은 6.9% 후퇴한 2만6100TEU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3만2200TEU)에 견줘 18.8% 줄어들었다.
수입과 수출화물은 각각 1만6600TEU 9600TEU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8.8% 3.5% 내려앉았다. 오세아니아를 대표하는 호주와 뉴질랜드 물동량도 모두 침체됐다. 호주와 뉴질랜드 물량은 각각 1만9100TEU 4600TEU로 4.3% 7.8% 후퇴했다.
한편 싱가포르 선사 시리드쉬핑이 이달부터 서남아시아와 호주 직항 노선을 운영한다. 시리드쉬핑은 425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투입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를 거쳐 호주 주요 항구를 연결하는 ASIA 서비스를 신설했다고 전했다. 기항 일정은 카라치-문드라-나바셰바-포트클랑-멜버른-시드니-브리즈번-포트클랑-카라치 순이다. 나바셰바에서 멜버른까지 18일 시드니까지 21일, 브리즈번까지 24일이 걸린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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