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31 15:58

“갑작스런 예산증액 미처 못 써(?)”

지난해 광양항 사업비 900억원 이월.불용


"예산이 갑자기 늘어나 제대로 쓸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 광양항 개발사업비 2천853억원 가운데 1천911억원(67%)만 집행하고 나머지는 이월 또는 불용 처리된 데 대한 현지 해양수산부 관계자의 해명이다.

열린우리당 서갑원 의원(순천)은 최근 이에 대해 "확보된 예산의 3분의 1을 집행하지 못한 것은 광양항 개발사업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의 지적에 대해 해양부 직원들은 "예산집행이 차질을 빚은 것은 일을 잘못했다기 보다는 2003년 추경부터 갑자기 예산이 늘어 났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광양항 개발 예산은 2002년 1천158억원에 불과했으나 2003년에는 추경에 반영되면서 2천586억원으로 껑충 뛰었으며 2004년에도 같은 수준에서 책정됐다.

이같은 현상은 2011년 완공을 목표로 1987년 착공된 광양항 개발사업(총 사업비 6조6천323억원)의 예산 배정액이 17년째인 2003년까지 2조233억원(30.5%)에 그치자 "광양항 투자가 너무 인색하다"는 여론이 일었고 이에 정부가 갑자기 예산을 증액했기 때문이다.

2003년 말부터 갑자기 예산이 늘어나자 해양부(여수항건설사무소)는 뒤늦게 환경평가, 실시설계, 보상 등의 절차를 서둘렀으나 시간에 쫓겨 당해연도에 예산을 적절하게 집행할 수 없었다.

실례로 '부두 내 도로(2공구) 건설비(150억원)'와 '배후단지 도로 축조비(300억원)'는 실시설계에 시간이 걸린 데다 부처 간 협의가 늦어지면서 연말이 다가와 예산 집행이 불가능했다.

또 '광양항 토취장 환경 및 재해영향평가 용역비' 역시 9월 하순에야 예산이 확보된 데다 실시설계 등 필요한 절차를 밟다 보니 집행할 시간이 없어 9억8천500만원 가운데 고작 1억원만 사용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주요 국책사업인 광양항 개발사업이 이렇게 허술하게 추진될 수 있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항만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사전에 철저하게 대비했다면 이미 확보된 예산의 3분의 1을 남기는 일을 없었을 것"이라며 "안일한 예산집행도 문제지만 충분한 검토 없이 예산을 무작정 배정한 정부도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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