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03-15 17:58
개척과 도전의식… 금녀의 벽 허물어
수출입화물을 싣고 전세계를 누비는 외항선의 지휘자 선장에 도전하는 4명
의 여성 항해사가 탄생했다. 현대상선(사장 박세용)은 자사 선박에 승선할
예비 항해사, 기관사 128명을 채용하면서 4명의 여성 항해사를 선발했다.
올해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를 졸업한 曺京珉(23), 崔銀辰(23), 朴敬娥(23)
양과 목포해양대 항해과를 졸업한 申善玉(24) 양 등 4명이다.
이들은 선박승선에 앞서 지난 3월 한달간 직무교육, 안전교육 등을 이수했
으며 4월부터 아시아와 유럽간에서 자동차를 수송하는 선박에 차례로 승선
해 3등항해사로서 첫항해에 나서게 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96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항해사, 기관사 각 1명씩 2명
을 채용한 이래 97년에 항해사 3명 올해 배출된 4명을 포함하면 여성 해기
사가 총 9명이다. 96년에 입사해 승선중인 국내 첫 여성항해사, 기관사는
지난달 2항사로 승진한 바 있다.
현대상선측은 “남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능력에 따라 여성 항해사를 채용
했다”며 최근의 외항선 자동차된 운항시스템 등 첨단장비를 탑재하고 있고
선내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업무나 생활상에서 문제된 것이 없다”고 밝
혔다. 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발휘된다면 사고방지나 재해예방등 선
박이 안전운항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긴 항해기간동안 항해사로서 운항조정실(브릿지)에서 남성사관
들과 똑같이 3교대의 당직근무를 서는 등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남
성들만 생활하던 선내 분위기를 일신하는 활력소의 역할도 하고 있다.
여성 해기사 승선에 대해 남성 해기사들 대부분이 처음에는 선박에서 여성
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생소하고 걱정도 되었는데 복잡한 승선생활과정에
잘 적응하고 있고 꼼꼼하게 자기 업무를 처리해 만족스러우며 매사에 행동
이나 말을 조심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번에 채용된 4명의 여성 항해사들은 항해사는 직업으로서의 전문성도 있
고 수출입화물을 수송한다는 자부심도 있으며 세계를 운항하면서 견문을 넓
힐 수 있는 등 젊은이로서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라고 여성 선장을 향한 집
념을 보였다. 한편 여성들의 진출영역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외항선의 항해
사, 기관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여성들의 진출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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