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2 13:22

KSG에세이/ 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 甘草”(10)

서대남 편집위원
G-5 海運韓國을 돌이켜 보는 추억과 回想의 旅路


캘커타를 떠난 후 족히 열흘은 지난 것 같은데 배는 제자리 걸음을 하며 호수나 연못에 떠 있는 돛단배처럼 좀체 나아가지를 않고 철썩거리기만을 되풀이 하는 같아 불안도 하고 답답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항해사들의 얘기로는 남지나해에선 흔히 있는 현상이라고는 했지만 잘은 몰라도 대충 추측컨데 기류나 풍향에 따라 배의 진행방향과 반대로 해류가 역류를 하여 흐르기 때문에 3,492톤급의 소형선 한바다호의 성능으로는 이를 거슬러 더 이상 스피드를 내며 전진할 수가 어렵다는 뜻으로 새겨 들었다.

‘열흘 운 놈이 보름은 못 울까 보냐’고 했듯 그간 잘 오다가 차항 나가사키를 머잖게 두고 헤매던 한바다호는 당초 ETA(도착예정일)보다 며칠 늦게 그래도 무사하게 라스트 콜링포트인 나가사키항에 입항하여 그간 잘 견딘데 대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공포와 불안의 닻을 내렸다.

2차대전의 참상과 원자폭탄의 위력을 두 눈으로 똑똑히 가시적으로 실감하며 한편 그 시대에 전쟁이란 비극이 안겨다 준 인명과 재산 그리고 정신적 피해가 얼마나 컸을까를 상상하고 피해지역을 돌며 전시된 처참한 사진자료를 보면서 느끼는 감회가 참으로 컸다.

여하간 그곳서도 소정의 2박 3일간 체류 및 견학 일정을 모두 마치고 43일간, 그러나 햇수로는 2년간(?)의 첫 승선실습을 쌓으며 보고 듣고 배우고 익힌 것이 제법 많아 그 후에도 여러 해 동안 수차례에 걸쳐 일반 상선이나 업무처리를 위한 단발의 짧은 항내 승선경험까지를 합쳐 어차피 짝퉁이긴 해도 무늬라도 닮아가는 변신의 노력은 계절마다 보호색으로 동화되고 진화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 같다.

귀국에 맞춰 부산까지 마중나온 가족들과 만났을 때의 감격을 회상컨데 근년에는 사정이 달라지긴 했지만 긴 항해를 끝내고 연가를 얻거나 3국간 취항선을 타느라고 몇년만에 귀국하여 가족들과 해후하는 해상직원들의 감격의 순간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승선실습 후 귀국하니 야간 통금조치 해제

서울에 올라온 첫날 특별히 기억나는 그간의 엄청난 변화는 무엇보다 1945년부터 37년간이나 시행돼 오던 야간통행금지 조치가 82년 1월5일 자정을 기해 해제가 된 것이었고 이는 형기를 마치고 출옥하는 죄인의 심정이 그럴 듯 너무나 해방된 기분에 신기하기까지 했었다.

당시는 거의 누구에게나 마찬가지 통행금지에 얽힌 수많은 사연들이나 에피소드가 많았다. 데이트하던 남녀가 통금때문에, 때로는 고의적인 통금작전(?)으로 숙박업소에 들어가 숱한 러브스토리를 낳기도 했고 울며 겨자먹기로 결혼의 계기가 됐던 예가 수두룩했던 시절이었다.

밤 12시가 되면 자정을 알리는 사이렌소리와 함께 야경들이 딱딱이를 치기 시작하고 일단 잡히면, 훈계방면 이란 게 있기도 했지만, 대개의 경우는 즉시 파출소로 연행되거나 순찰 백차에 실려 경찰서로 연행돼 하룻밤을 이른바 ‘닭장’에 갇혔다가 이튿날 아침에 간이 법정에서 즉결재판을 받은 후 구류나 벌금형을 받게 마련이었다. 때문에 필자는 그 때 통금해제를 몸소 실감하기 위해 친구들과 새벽 시가지를 일부러 걸어봤던 기억도 있다.

승선 후 또 다른 변화도 생겼다. 난생 처음 배를 탔다는 자부심이 업무를 처리해 가는데 큰 용기를 주기도 한 건 사실이지만 무슨 큰 벼슬을 하거나 우주여행이라도 하고 온 것처럼 당시 시쳇말로 “누가 물어나 봤냐고?”의 유행어대로 아무나 만나는 사람마다 배탄 얘기를 하고 싶어서 입술이 간질간질 했고 또 ‘남자들 군대 갔다온 얘기’외에 입만 벙긋하면 나오는 화두 하나가 더 추가되기도 했다.

한편 1982년 1월 정기총회에서 범양전용선 박건석 회장이 선주협회 신임회장으로 선출되어 해운업계 민간부문 최고의 수장에 올랐다.

고려해운 박현규 사장, 조양상선 박남규 사장, 아세아상선(지금의 현대상선) 정태구 사장, 쌍용해운 김재현 사장, 흥아해운 강영수 사장이 부회장을, 국제해운 정수문 사장, 남성해운 김영치 사장, 동서해운 양재원 사장, 신한해운 현영원 사장, 천경해운 김윤석 사장, 한국케미칼 박종규 사장, 한진해운 김용각 사장, 협성선박 왕상은 사장, 호남탱카 구평회 사장 등이 이사직을, 그리고 대양선박 황규만 사장과 선주상선 김창수 사장이 감사를 맡아 새로운 면모로 진용을 갖추게 된 것이다.

유례 없는 해운 불황…선박계선지 물색까지

그러나 81년~83년에 이르기까지 업계는 세계해운경기의 침체를 반영이나 하듯 수익성은 급속히 감속하고 선가원리금 상환자금 부족현상에 운임하락마저 겹쳐 40%에 해당하는 자본잠식을 기록하는 등 사상초유의 불황의 늪에 빠지게 되고 이는 얼마 안가서 우리 해운사상 가장 역사적인 시련의 발자취라 할 수 있는 ‘해운산업합리화’를 불러오는 단초가 된다.

심지어 사상초유로 불황타개 대책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일부 선박의 운항을 중단하고 매달기 위해서 필자를 간사로 해서 선사의 해기사 출신 중역들로 계선(繫船: Laid up) 대책반을 구성하고 적지 물색을 위한 조사팀을 파견하기에 이른다. 남해의 진해 고현만부터 시작해서 목포 득량만에 이르기까지 폭풍의 피해가 없고 보험사로 부터 Safety Port(안전항구)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기 위해 이를 잡듯이 최남단 해안선을 수차례나 뒤지던 일들을 돌이켜 보면 당시 해운불황의 심도를 점치고도 남겠다. 협회비가 걷히지 않아 사무국 간부들이 회원선사를 찾아가 수금을 했던 일 역시 쓰라린 추억이다.

와중에 협회 사무국은 83년 6월 서소문 배재빌딩에서 지금의 당주동 세종빌딩 10층을 분양받아 이사를 갔다. 아랫층에는 일본의 소양해운(NYK) 동우선박(K-Line)과 함께 다른 몇몇 해운관련 회사들이 새로이 입주 또는 이전을 해 오니 갑자기 해운사가 많다고 해서 세종빌딩이 최초의 ‘해운빌딩’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기억도 난다.

81년말 600만t을 돌파했던 외항해운은 82년 들어 해운불황대책을 수립하여 정부에 건의한데 이어 83년 4/4분기에 이르러서는 드디어 해운산업합리화 대책을 본격적으로 논의 끝에 마침내 정부는 해운산업합리화계획(공고 제209호, 83.12.19)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업계는 통폐합의 수순을 밟게 된다. 이어 민간기업을 정부의 의지대로 살생부를 만들어 집행하는 과정은 한준석 청장 부임 초에 시작하여 84년 정연세 청장에 이르기까지 얽히고 설킨 실타래는 우여곡절에 뒤집기를 거듭한 뒤에 결론적으로 나중에는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에 만족해야만 했
다고 졸작 종지부를 찍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해운산업 정비계획을 답습하는 시행착오 끝에 그런대로 벼랑에 선 해운의 전체붕괴나 합동장례식(?)은 모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던바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그 덕택인지 한국해운은 부활의 기치를 높이 들긴 했으나 한가지 씻을 수 없는 기억은 합리화 과정서 선사 자구책 강구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나머지 선주협회장을 역임하던 범양전용선 박건석 회장이 투신자살을 해 해운계는 물론 전 국민을 경악시킨 너무나 끔찍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82년 4월에는 UN해양법협약이 채택되고 5월엔 IMCO가 IMO로 명칭을 바꿨으며 협회 주도로 해난방지연구실을 만들었고 계선후보지도 확정을 했다. 83년엔 광양만 CTS기지 건설계획 확정, 부산컨테이너부두운영공사(BCTOC) 준공, 부관페리 정기항로 취항, 한국해기연수원 개원, 한·파키스탄해운회담 개최, 한중해운협정체결을 하게 됐고 국제적으로는 스웨덴 말뫼에서 WMU (World Maritime University)가 개교를 했으며, UNCTAD 정기선동맹헌장조약과, MARPOL 1978개정의정서가 발효됐다. 아세아상선이 현대상선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이 해다.

KAL기 피격사건, 아웅산사건 같은 끔찍한 참사도 발생했다.

또 정부는 합리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마무리 하기위해 관계부처를 망라하여 불황극복 대책반을 구성, 운영에 들어가게 되고 종래의 해상운송사업법을 해운업법으로 전문을 개정하고(법률제3512호), IMO의 STCW협약 전면 수용을 위해 선박직원법도 전문을 개정하는 등 관계법령을 정비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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