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행되는 해운 시장 온실가스 규제로 자동차 운반선 시장이 상승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 선박가격 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환경규제로 공급 감소 효과가 나타나면서 6000대급 자동차선 일일 용선료가 15만달러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 1월부터 온실가스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EEXI(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와 CII(탄소대응집약도지수)를 시행한다. 제도 도입으로 현재 운항 중인 5000t(총톤) 이상의 국제선박은 새로 짓는 선박과 같은 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해야 하고 CII 이행을 포함한 에너지효율개선계획(SEEMP)을 선내에 비치해야 한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박은 주엔진 출력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거나 퇴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셀즈밸류는 이 같은 규제의 영향을 고려해 내년 자동차선 수송능력이 5~10%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자동차선 선복량은 현재 760척이다. 베셀즈밸류의 전망대로라면 내년 자동차선 시장은 환경 규제로 70척 안팎의 공급 감소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공급과 달리 자동차선 수요는 상승세를 띨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생산 감소로 재고가 줄어드는 데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추세에 미뤄 중국발 물동량이 확대될 거란 예상이다.
영국 조사기관은 내년엔 공급 부족 현상이 표면화되면서 자동차선 일일 용선료가 10만달러대 중반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 닛산은 지난 8월 6178대급 <레이크제네바>호를 일일 10만달러에 용선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금까지 6000대급 자동차선 용선료 기록은 리먼 사태 이전 기록한 5만달러였다.
아울러 이 가격은 지난 1월보다 174%,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12월에 비해 약 6배(488%) 급등한 수준이다. 닛산이 용선한 선박은 2015년 일본 이마바리 조선소에서 지은 7년 선령의 중고선이다. 베셀즈밸류는 자동차선 매매 가격도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말 선령 5살의 6000~7000대급 자동차선 가격이 1억달러(약 1400억원)까지 치솟을 거란 진단이다. 1년 전 중국 조선소에서 수주한 이중연료 친환경 신조선 가격을 뛰어넘는 수치다.
베셀즈밸류는 지난 9월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쉬핑(EPS)이 15년 선령의 4902대급 선박 <레이크슈피리어>호(2007년 6월 샤먼조선 건조)를 5000만달러에 매각한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초까지 2000만달러를 밑돌던 이 선박 가격은 올해 들어 3000만달러를 돌파하더니 급기야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아울러 2006년 11월 건조된 자매선 <레이크키부>호의 가격을 6000만달러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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