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02 17:17
인터넷시대에 記者로 살아가는 것
개인 퍼스널 컴퓨터가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1990년 대 중반, 우연히 과 사무실에 갔다가 ‘윈도우’라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듣게 되었다. 그 때 과 사무실 언니가 내게 물었던 질문은, “현숙씨, 윈도우 써 봤어요?”하는 단순한 질문이었다. 그 때만 해도 전공 수업을 듣고 숙제를 해 낼 때 주로 도스 체제에서 프로그램을 짜서 데이터를 뽑고, 쿼트로(Q-pro)라고 하는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도식화해서 숙제를 내곤 했던 시절이었다. 별로 컴퓨터에 관심이 없었고 필요한 것만 골라 쓰던 나로서는 알 리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옆 연구실에서 같이 공부하던 언니가 지도 교수님이 미국에서 가져 왔다고 하면서 ‘모자익(Mosaic)’이라고 하는 웹 서핑 프로그램을 매킨토시에 깔고 정보의 바다를 헤엄쳐 다녔다.
그때만 해도 어느 누구나 맘만 먹으면 자유롭게 정보의 바다를 떠 다니면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다닐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랬기에 필요한 자료를 검색해서 찾아 주던 그 프로그램이 솔직히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개인 컴퓨터에 아이콘 형식으로 된 프로그램을 누르면 실행되는 윈도우가 보편적으로 깔리고, 그와 함께 네스케이프와 인터넷 익스플로우 라는 웹-서핑 프로그램이 등장, 누구나 웹-서핑 프로그램이라는 구명조끼를 입고 쉽게 정보의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인터넷과 함께 열린 정보의 바다는 맘만 먹으면 누구나 어느 방면에서든지 전문가로 만들어주었다. 인터넷 이전 시대만 해도 특정 분야의 전문적 지식은 소수에 의해서만 공유되고, 열심히 돈과 시간, 노력을 들여 획득된 지식에 대해 사회는 그에 걸맞는 전문가 대우를 해주며 그들을 인정해 주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의 개막과 함께 이제 일반적인 수준에 머무르는 지식 귀족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해도 좋을 듯 하다.
특정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어도 편리한 인터넷 검색만으로 누구나 비전문가로서 얻을 수 있는 최상한선까지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류업계의 초보 기자로서 취재를 다니다 보면 인터넷의 급격한 발전이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 같으면 발로 뛰어다니며, 전화통을 붙잡고 수많은 시간을 보내야 겨우 구할 수 있었을 자료들을 몇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도 손에 넣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일반성을 뛰어넘는 특수성, 전문성의 단계로까지 뛰어 오르도록 요구하는 것도 인터넷 시대가 요구하는 기자상(記者像)이라는 생각이 든다.
<백현숙 기자>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