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여파가 세계 2위 개방형 선박 등록국(Open Registry)인 파나마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기국은 3월 현재 등록 선단 5900척 2억9670만t(총톤)을 달성했다. 지난해 3월의 2억7610만t에서 7% 늘어난 실적이다. 1년 전 16.5%였던 시장 점유율은 17%를 돌파했다.
2위 파나마 기국의 등록 선대는 8476척 2억3000만t으로, 1년 전 2억4220만t에서 5%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14.4%에서 13.1%로 축소됐다.
3위 마셜제도공화국에 국적을 등록한 선박은 총 4430척 1억9700만t으로 지난해 3월 1억8830만t에서 5% 확대됐다. 몰타와 바하마는 각각 1981척 8910만t, 1295척 6370만t으로, 개방형 기국 순위 4위와 5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처럼 기국 빅3의 흐름은 라이베리아의 상승세, 파나마의 하락세, 마셜제도공화국의 보합세로 요약된다. 라이베리아 기국의 등록선단은 세계 1위로 도약한 2023년 2억5740만t에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파나마는 2023년 말 2억4670만t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말 2억4270만t, 지난해 말 2억3090만t 등으로 우하향곡선을 그렸다. 노후선과 제재 선박 퇴출 등 최근 몇 년간 진행된 파나마 정부의 안전성 강화 조치가 선단 감소의 배경이 됐다. 시장 점유율도 2023년 15.4%에서 계속 하락해 이젠 13% 선도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마셜은 2024년부터 11.3%의 시장 점유율율 이어가고 있다. (
해사물류통계 ‘2019~2026년 개방형 기국 톱5 등록선대 추이’ 참고)
앞으로 이 같은 흐름은 더 두드러질 걸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은 파나마기국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파나마 국적 선박을 대대적으로 억류하고 있다.
파나마 정부가 홍콩 국적의 CK허치슨이 갖고 있던 자국 크리스토발과 발보아항 운영권을 강제로 무효화한 게 원인이다. 파나마 정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운영하고 있는 파나마운하의 통제권을 되찾아 오겠다고 엄포를 놓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아태지역 항만국통제협의체(도쿄MOU)에 따르면 터미널 운영권 분쟁이 표면화한 올해 3월 한 달간 중국 정부는 항만국통제(PSC) 기준 미달을 이유로 파나마 국적 선박 92척을 자국 항만에 억류했다. 과거 월 평균 20척이었던 파나마 선박 억류 숫자가 5배 가까이 급증했다. 4월 들어서도 첫 일주일 동안 18척의 파나마 선박이 중국 항만에 붙잡혔다.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터미널 운영권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파나마 국적선에 대한 강도 높은 통제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7월20일 종료되는 입항세 감면 혜택을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파나마기국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선박 억류와 입항세 감면 종료 가능성으로 파나마 기국에서 이탈하려는 선사들의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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