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2-15 17:43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지난 97년 아시아 전역을 강타한 외환위기이후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회복궤도에 들어섰다는 주장과 관련해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외국인 주식투자 증가와 루피아화 안정,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지지 등으로 미뤄 경제회복 궤도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낙관론의 근거로 지난 98년 발족된 금융구조조정청(IBRA)이 작년에 당초계획대로 27조루피아(27억달러) 상당의 부실 자산을 매각하는데 성공했고 루피아화가 최근 달러당 10,200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IMF와 세계은행이 인도네시아의 엄격한 거시경제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아시아중앙은행(BCA)을 비롯한 IBRA 통제의 국유재산 매각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외국인들이 최근 우량주를 매입한 덕택에 종합주가가 올들어 12% 상승한 점도 경기회복 전망을 밝게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또 최근 경제관련 지표들로 미뤄 금년 경제성장률이 작년 3.5%보다 높은 4%를 기록하고 오는 2004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이 현재 90%를 육박하는 수준에서 6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로자툰 쿤트조로 작티 경제조정장관은 지난 13일 "국가 예산 집행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는 GDP 대비 채무 비율을 낮춰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는 2004년까지 60%선으로 끌어내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최대 자동차업체 아스트라 인터내셔널의 코르 남 피앙 대표이사는 "우리는 경제전망을 신중히 낙관한다. 루피아 안정과 IMF 지원이 투자 환경을 유리하게 했다"며 경제위기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아시아개발은행의 잔 반 히스위즈크 인도네시아 담당 국장은 "긍정적인 발전을 목격했다. 그러나 경제위기 이전과 같은 급속한 성장은 여전히 힘들다. 정부는 핵심현안에 대해 더 많은 해결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계는 정부가 그동안 거의 해결하지 못한 막대한 규모의 채무 부담과 높은 실업률 등을 이유로 경제회복 낙관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자마다 대학의 스리 아디닝시 교수는 15일 국가 채무가 GDP의 90% 수준인 1천357억달러에 달해 정부 지출의 40%를 원리금 상환을 위해 사용해야하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는 한 향후 수년간 경제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도네시아과학연구소(LIPI)의 티 키안 위에 박사는 "경제는 새로운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할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지속적인 회복의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전체 인구 2억1천만명 가운데 실업자가 4천만명에 달하는데 반해 3-3.5%의 경제성장률로는 기존의 실업난 해소는 물론 신규 고용 대상 인력을 흡수하기에도 벅차다는 것이다.
국가 전반에 만연한 부정.부패도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디닝시 교수는 "메가와티 정부에 대한 불만이 늘고 있다. 국가 고위층들의 부정부패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경제를 악화시킬 것이다. 또한 경제 회복 지연은 정국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제전략연구센터(CSIS)의 경제 전문가 투바구스 페리다누세트야완 박사는 GDP 대비 채무 비율 60% 하향 전망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정부의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만큼 목표치를 2010년까지 70%로 낮춰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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