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7 17:36
2008년 10월 해운동맹 금지..유럽항로 운항선사에만 영향
2008년 10월부터 유럽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기선 해운동맹(liner conference)의 공동 운임설정 및 선복량 조절 행위가 금지될 예정이다.
이는 유럽연합 경쟁이사회(Competitiveness Council)가 9월 25일 그 동안 정기선사의 경쟁법 면제를 인정하던 이사회 규칙(4056/86)을 폐지하는데 동의했기 때문이다.
이 결정에 따라 150여년 이상 지속됐던 정기선 해운동맹 체제가 유럽지역에서 사라지게 되는 한편, 2008년 10월 이후로 이 지역을 운항하는 선사들은 EU 경쟁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런 경쟁이사회의 결정은 2003년 3월부터 시작된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지속적인 노력에 따른 것이다.
대안 체제 논의가 앞으로의 쟁점
EC가 정기선 해운동맹에 대해 경쟁법을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의 쟁점은 이를 대체하는 대안체제가 무엇인지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로는 정기선들이 그 동안 누려왔던 해운동맹의 일체 행위가 금지될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정기선사협의회(ELAA)가 실질적으로 정기선 해운동맹에 대한 EU 경쟁법 적용 면제를 포기하고, 새로운 대안체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ELAA는 그 동안 3차례에 걸쳐 대안체제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EC의 검토과정에서 단계적으로 수정된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ELAA의 최초보고서는 EC에서 논의보고서가 나온 이후 2004년 8월 6일 발간됐으나 개념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에 그쳤다.
그 이후 2005년 3월 10일 ELAA는 구체적으로 대안체제를 제시했으며, 2006년 6월 16일 EC가 기존에 제시된 대안체제의 내용이 여전히 비경쟁적 요소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함에 따라 수정된 보고서를 발간했다.
2008년 8월 전에 가이드라인 마련
EC는 ELAA가 제시한 대안체제를 전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있으며, 구체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 ELAA의 내용을 포함하여 새로운 체제에 대한 안을 마련하다는 구상 계획이다.
EC는 2008년 10월 이전까지 유예기간을 설정하고, 이사회 규칙(4056/86) 폐지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경쟁법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Guideline)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가까운 시기에 EC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중간단계로서 해운동맹체제의 폐지 이후에 새로이 도입될 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서(Issues paper)를 발간할 계획이다.
한편, 화주들은 ELAA의 대안체제의 내용도 반대하고 있으며, 따라서 ELAA가 제시한 대안체제 내용 가운데 EC가 이를 어느 정도 수용할 것인지에 따라 그 파장의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 대안체제의 내용에 따라 앞으로 유럽지역 해운시장에서 새로운 선사들의 운신의 폭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C가 정기선 해운동맹에 대해 경쟁법을 적용하는 범위는 선사의 국적에 상관없이 유럽지역을 운항하는 선사들에 국한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유럽항로가 아닌 다른 지역을 운항하는 선사들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유럽 선사라도 유럽지역을 운항하지 않는 경우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08년 10월부터는 해운동맹으로 볼 수 있는 TACA(Trans-Atlantic Conference Agreement)1)의 머스크 라인(Maersk Line) 등 회원사들은 북대서양-유럽 항로에서는 운임설정 및 선복량 조절 행위를 공동으로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선사들이 태평양항로를 운항하는 경우에는 이 같은 행위가 그대로 용인된다.
다만, 이 같은 유럽지역에 대한 EU 경쟁법의 적용으로 이에 따른 국가간 법률 적용상의 충돌은 없는지가 문제된다.
즉, 유럽지역을 운항하는 선사가 해운동맹의 행위를 인정하는 국가에 기항하는 경우에 EU의 경쟁법이 적용되는가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 EC는 법적 충돌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는 한 국가가 적극적으로 선사의 해운동맹 가입을 의무화하지 않는 한 EU 경쟁법이 적극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로서는 해운동맹의 가입을 의무화하는 국가는 없으며, 향후에도 이 같은 국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여타 국가의 규정 내용과 관계없이 유럽지역을 운항하는 선사들은 모두 EU 경쟁법을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시장 다양한 변화 초래
EC의 이러한 결정은 정기선사들 간의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특히 과점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 하에서 EC의 조치에 따라 대형 선사들의 과점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또한 치열한 경쟁에서 선사들은 경쟁법에서 인정하는 범위인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중대형 선사간의 문제, 과점화 성향, 전략적 제휴의 확산 등 다양한 시장의 변화가 혼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각국으로부터 검토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므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EC의 검토 과정과 각국의 추이를 보아 적절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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