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운임인상(GRI) 역시 큰 효과를 얻지 못한 호주항로는 5월 GRI를 통해 한번 더 운임 끌어올리기를 시도한다. 전망은 어둡지만 선사들의 인상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호주항로의 운임 하락세는 여전하다. 상하이항운교역소가 집계한 상하이-호주 노선의 4월3일자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680달러였으나 일주일 후인 4월10일 TEU당 557달러로 일주일 사이 무려 123달러가 하락했다.
4월1일 TEU당 300달러의 GRI 영향으로 600달러대까지 잠깐 운임이 오르긴 했으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특히 중국발 호주 노선의 경우 재작년 5월 개설된 CAT 서비스의 영향으로 선복량이 확 늘어난 것이 아직까지 운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버그린, 양밍, PIL, 시노트란스가 공동 배선한 이 노선에 4200TEU급 선박들이 투입되면서 선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AADA) 협정 관계자는 “중국발 호주 노선은 한국발보다 운임의 등락이 심한 편”이라 지적했다.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오는 5월15일 TEU당 300달러의 GRI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1월과 4월 GRI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선사들의 적용 의지는 강하지만 전망은 비관적이다. 호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5월 GRI 적용이 중요하나 올 상반기 GRI가 내내 실패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 적재율)역시 70~80% 수준으로 저조한 편이다.
비수기 프로그램 연장 여부도 논의되고 있다. 올해 비수기 프로그램은 7월 중순까지로 예정돼있으나 상반기 내내 침체된 시황 때문에 계획된 기간보다 더 오랫동안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 호주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지난해에도 비수기 프로그램을 6주동안 연장했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황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에 비수기 프로그램의 연장은 거의 확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호주 경제는 철광석 가격 추락으로 위기가 예고되고 있다. 호주가 국가 재정 수입의 상당 부분을 철광석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토니 에벗 호주 총리는 철광석 가격 폭락으로 향후 4년간 300억호주달러(25조4천억원)의 재정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2011년 철광석 가격은 톤당 190달러였으나 지난해 초에는 135달러까지 떨어졌으며 4월 중순 기준으로는 50달러까지 폭락했다. 호주 경제가 철광석 가격 수출로 타격을 입을 경우 침체된 호주항로의 운임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ADA가 집계한 3월 아시아-호주항로의 수출 물동량은 6200TEU로 지난해 5360TEU보다 13% 성장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3월 호주항로의 선전에 힘입어 올 1분기 누적 수출 물동량도 전년비 1.8% 증가했다. 그러나 케스캐이딩(전환배치)으로 인한 선복 과잉이 계속되고 있고 전부터 운임이 워낙 침체된 탓에 3월의 물량 ‘반짝’ 증가가 정작 시황 상승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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