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적 선박이 해외 조난 선박 선원을 전원 구조해 화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3만1500t(재화중량톤)급 벌크선 <메이플하버>(MAPLE HARBOUR)호는 11일 오후 1시20분께(한국시각) 인도양에서 침몰 중이던 1만9495t급 <룬푸3>(RUN FU 3)호의 선원 23명을 모두 구조했다.
파나마에 국적을 등록한 사고 선박은 싱가포르를 출항해 토고를 향해 항해하다 몰디브 남방 약 920km) 해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물창 침수로 침몰하고 있었다. <메이플하버>호는 11일 오전 7시께 사고 해역 인근에서 이탈리아로 항해하다 해상무선통신(VHF)으로 구조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요청을 받고 곧바로 사고 해역으로 이동한 <메이플하버>는 12시35분께 구명뗏목을 타고 바다 위를 표류 중이던 선원 23명 모두를 안전하게 구조하고 이들에게 식음료와 휴식 공간을 제공했다. 구조된 선원은 베트남인 21명, 미얀마인 2명으로 파악된다. 국적 선박은 이후 모리셔스 포트루이스항에 입항해 구조된 선원이 하선할 수 있도록 조난 선박 선사와 협의 중이다.
<메이플하버>호는 경기도 고양시에 본사를 둔 한강글로벌해운이 보유한 핸디사이즈 벌크선으로, 제주에 선적(船籍)을 두고 있다. 지난 2011년 11월 일본 재팬마린유나이티드 구레조선소에서 건조됐고 한국선급에서 선박 검사 증서를 취득했다. 한강글로벌해운 측은 구조 선원들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고 선박 <룬푸3>은 파나마 국적의 일반 화물선으로, 1997년 4월 일본 오노미치조선에서 지어졌다. 폴란드선급협회에서 선급 증서를 취득했고 선주배상책임보험(P&I보험)은 일본선주책임상호보험조합(재팬P&I)에 가입해 있다.
해양수산부는 관련 사항을 통보받고 선박과 선사에 적극적인 인명 구조를 당부하고 관련 기관에 상황을 공유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이번 구조 활동은 해양이라는 인류 공동의 공간에서 국경을 초월한 협력과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례”라며, “구조에 최선을 다해준 <메이플하버>호 선장님을 비롯한 선원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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